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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꼭짓점" 목소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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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꼭짓점" 목소리 커진다

입력
2006.05.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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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에 집값 하락 조짐이 잇따라 나타나면서 아파트값이 꼭짓점에 도달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뿐 아니라 민간 연구소나 부동산 전문가들도 아파트값이 고점을 찍었거나 적어도 근접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는 3ㆍ30대책의 골자인 재건축개발이익환수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강남 인기지역 재건축 아파트의 매수세가 실종되고, 주택거래신고지역내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감소하는 등 주택시장 냉각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본격 제기되고 있다.

지방은 물론 용인, 파주 등 수도권 주요지역 신규 아파트 입주율이 저조하고, 지방 대도시의 상당수 분양아파트의 초기 분양률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정책연구실장은 “무거운 세금이 부과됨에 따라 이를 견디지 못해 파는 사람이 나오면서 당분간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보유세 강화와 3ㆍ30대책 등으로 인해 집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을 필요 요건은 갖췄다”며 “하지만 금리가 여전히 낮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강민석 책임연구원도 집값 상승이 장기간 지속됐다는 점과 늘어나는 보유세 부담때문에 집값이 더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일단 주택시장이 단기적으로 정점에 도달했지만, 획기적인 공급대책이 없을 경우 재상승할 것이란 신중론도 제기됐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참여정부의 규제책이 누적된 상황이고 올들어 인기지역 아파트가 급등한 상태여서 단기적으로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하지만 고급주택 수요를 잠재울만한 중ㆍ장기적 공급대책이 미진하고 외환위기 같은 경제위기가 오지 않는 한 일정 조정기를 거쳐 다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도 “2001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오른데다가 금리인상 추세, 담보대출 규제강화 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방 미분양이 증가하고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많이 주는 미국, 중국 등에서의 주택거래량 감소도 아파트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 주장도 이런 전망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추병직 건교부장관은 “8ㆍ31과 3ㆍ30대책이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는 만큼 전체적인 하락세가 진행되면서 거품도 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이어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는 한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을 100%로 올리는 등 강도높은 대책을 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꼭짓점이라고 판단하기에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남 등 일부지역의 공급부족을 해소하기위한 대책은 무시한채 인위적인 거품제거론을 주장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워낙 짧은 시간에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일시적 조정은 있을 수 있겠지만 공급이나 교육 등 포괄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가격이 곧 재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상당수 집주인들이 차기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점도 반등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김광석 팀장은 “정부의 연이은 메가톤급 규제로 시장이 잠시 주춤거릴 수 있지만 강남 수요가 많아 재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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