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연봉에 각종 복리혜택,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직업 특성 등으로 은행원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도 좁은 은행 문을 통과하려는 취업 준비생들은 높은 서류전형의 벽을 통과한 최소 50명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쳐야 할 판이다.
1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을 진행중인 국민ㆍ우리ㆍ기업 등 시중은행의 평균 경쟁률은 50대 1을 훌쩍 넘는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150명 모집에 7,624명이 지원, 51대 1을 기록했다.
평균 B학점 이상, 토익 700점 이상으로 자격을 제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경쟁률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일반행원 모집이지만 박사 1명, 석사 270명이 지원했으며 공인회계사 등 자격증 소지자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B학점 이상의 학점 제한만 두고 있는 우리은행에도 200명 채용에 1만94명이 몰려 50대 1을 기록했고, 학력ㆍ연령ㆍ외국어 점수 등 제한이 없는 개방형 공채를 진행중인 기업은행은 현재 서류 접수 중이지만 100대 1은 쉽게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용포털 커리어 관계자는 “은행은 자격 제한을 없애 보통 수백대 1의 경쟁률이 예사인 공사 등과 달리 허수 지원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오히려 합격 가능성은 타업종보다 훨씬 낮다”고 전했다.
은행권의 채용과정은 다른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심층적이고 난이도가 높다. 합숙이나 2~3차례 면접은 기본. 지난해 본격적으로 2박3일 합숙 심층면접을 도입해 일대 바람을 일으킨 우리은행은 지원자의 내면 바닥까지 들춰내는 혹독한 면접을 본다.
지원자 수와 비슷한 수의 면접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간탑 쌓기 같은 ‘활동면접’, 동료간 상호평가, 개인과 팀 과제 동시에 풀기 등 낯선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국민은행은 “토익이나 학점 등 ‘지성’보다 ‘인성’을 중시, 폭 넓은 네트워크와 리더십이 있거나 사회공헌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우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시중은행의 대졸 초임연봉 평균은 3,600만원 선으로 국내 모든 업종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입사가 어려운 만큼 공채행원의 평균 퇴사율도 1%가 채 안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모 은행의 인사 담당자는 “요즘 은행들은 전통적으로 성실한 자세와 단정한 용모 외에 적극적인 자기표현력을 요구한다”며 “변화하는 채용방식을 정확히 알고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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