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쌍춘년을 맞아 혼수 장만에 나선 예비 신혼 부부들이 많은 데다 월드컵으로 고가 TV 특수까지 겹치면서 최근 가전 판매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더위가 일찍 찾아와 에어컨 수요까지 급증하고 있다.
음력으로 병술년(양력 2006년 1월 29일~2007년 2월 17일)인 올해에는 입춘이 두 번(2006년 2월4일, 2007년 2월4일) 있는 쌍춘년으로, 이 시기에 결혼하면 백년해로 한다는 속설이 있어 일부 혼수 품목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인가 품목인 LG전자의 양문형 냉장고 디오스 700ℓ급은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대비 47%나 신장했다. 삼성전자의 지펠 600ℓ급도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0% 성장했다.
LG전자 드럼세탁기 트롬도 4월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43%나 늘었다. 대우일렉 드럼세탁기의 1~4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 늘어났다.
LG전자 관계자는 “쌍춘년을 맞아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화 문화권 국가의 가전 수요가 일제히 늘었다”며 “특히 올해 평균 혼수 구입비가 지난해 500만원에서 700만원 정도로 높아질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쌍춘년 특수를 맞아 300만원 이상 혼수 구매 고객들을 대상으로 바른손 카드와 청첩장 무료 제공 마케팅을 펴고 있다.
월드컵 특수는 고가 TV와 홈시어터에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32인치 LCD TV의 판매량은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00%나 급신장했다. LG전자의 1~4월 LCD와 PDP 등 평판 TV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 홈시어터는 LG전자의 경우 1~4월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40% 이상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홈시어터를 구매하는 신혼 부부가 5쌍 중 1쌍 꼴이었지만 올해에는 5쌍 중 2쌍 꼴로 배나 늘어난 것도 한 특징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도 가전 업체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예전보다 빠른 4월말부터 초여름 날씨를 보이면서 에어컨 구매 문의가 늘고 있다. 최근 에어컨이 혼수 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도 에어컨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다. 에어컨은 3~4월만 보면 지난해에 비해 60%, 1~4월 전체로 보면 평년(2000~2004년) 대비 20% 가량 판매량이 증가했다.
노환용 LG전자 에어컨사업부장(부사장)은 “이 달 들어 남부지방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서고 6월에도 남서기류의 유입으로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나오면서 에어컨 판매가 평년 대비 20%이상 늘어날 전망”이라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부터는 주문후 1주일 정도 지나야 물건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처럼 에어컨 수요가 커지자 에어컨 무상 사전 점검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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