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병원 분만실이 아니라 집에서 아이를 낳도록 출산 문화 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14일 보도했다.
현재 영국의 산모 대부분은 병원 분만을 택하고 있고 가정에서 아이를 낳는 경우는 전체 산모의 2%에 불과하다. 1970년대 이후 가정 분만에 따른 위험이 강조되면서 ‘가장 안전한 분만 장소는 병원’이라는 믿음이 상식으로 굳어진 때문이다.
그러나 패트리샤 휴잇 보건장관은 “임산부들에게 조산사의 도움을 받거나 출산의 고통을 덜기 위한 목적으로 가정에서의 분만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병원 분만을 줄이고 가정 분만을 활성화하는 쪽으로 출산정책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부는 의사들이 반드시 산모에게 가정 분만을 권고토록 할 방침이다.
이 같은 출산 정책 변화는 병원 분만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병원 분만이 보편화하면서 자연분만이 감소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나는 신생아가 전체의 23%이며, 그 중 41%는 제왕절개 분만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응급상황이 아니거나 사전에 계획한 경우이다. 산모의 4분의 3은 무통분만을 위해 마취를 하고 있다. 여기에다 매년 전체 산모의 3분의 1인 20만명이 출산 후 심리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등 출산 후유증도 심각하다. 아이를 낳는 컨베이어 벨트 같은 병원 분만실의 공포 분위기도 문제다.
이 때문에 병원 분만실보다는 안락하고 편안한 자신의 집에서 출산하는 경우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는 등 가정분만이 바람직하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가정 분만이 늘어날 경우 신생아 사망 확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어 조산사 확보 및 양성 문제가 걸림돌로 지적된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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