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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정상적 상황 아니다

입력
2006.05.1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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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총리를 지낸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가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장미빛 전망의 근거가 무엇이냐”며 우려를 표명했다.

조 교수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정책포럼의 기조 연설에서 “한미 FTA라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 식자(識者)는 말이 없고 당국은 전광석화처럼 처리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어서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FTA의 영향에 대해 “한국 수출의 주요 품목인 전자제품, 자동차 등의 관세율은 이미 0%에 가까워 수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한국의 관세율은 11.2%여서 이것이 철폐되면 대미 수입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쌀이 FTA협상 대상 품목에서 제외된다고 하지만 이런 ‘특전’이 오래 유지될 수 없다”며 농축산업 보호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또 “이미 더 이상 내줄 것이 없을 정도로 개방된 금융에 대해 무엇을 바라고 신금융서비스를 미국 수준으로 개방하겠다는 것인지 내 상식으로는 헤아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부랴부랴 대외개방을 서둘다 개방의 실리를 거두지 못한 경험을 반복하는 것이 두려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의 ‘쓴소리’는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도 맞춰졌다. 그는 “유동성 과다공급, 저금리 유지, 도시개발, 기업도시 등 부동산 보유 유인이 계속 제공되는 현실에서 투기 징후를 중과세로 제거하려는 정책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정책의 일관성 부족을 지적했다.

조 교수는 참여정부에 대해 “경제운용의 경험이 없고 확고한 비전을 갖출 겨를이 없어 많은 경우 대증요법으로 정책을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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