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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증시 '원자재 쇼크' 언제까지

입력
2006.05.1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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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증시가 ‘원자재 쇼크’로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주말(현지시간)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미국과 유럽의 주요 증시가 1~2%대 폭락한데 데 이어 15일 아시아 증시가 또다시 급락, ‘원자재 쇼크’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지난 주말 장 중 한 때 30 포인트대 조정을 받았던 코스피 지수는 이날도 30 포인트 이상 밀리면서 1,410선으로 추락, 이틀 동안 50 포인트 이상 빠졌다. 일본 니케이지수도 연속 하락하며 최근 5일간 5% 이상 추락, 1만6,400대로 주저앉았다. 이러다 보니 원자재 쇼크로 세계 증시의 상승 랠리가 중단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불안감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폭등세는 무서울 정도다. 1차적으로 재고가 부족한 데다 최근 달러화 약세까지 더해져 금, 전기동, 아연 등 비철 금속들은 지난 11일 일제히 고점을 뚫은 뒤 다음 고점을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초강세다. 이 같은 원자재의 초강세는 비용을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현실화하고 소비자 물가 상승을 촉발, 결국 추가 금리인상과 하반기 세계 경기의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원자재와 증시의 가격 동조흐름도 깨지고 있다는 점. 그동안 생산 측면에서 원자재 강세는 곧 세계 경기의 회복을 반영하는 것으로 인식되며 ‘원자재 시장에 좋은 것은 증시에 좋다’란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원자재 폭등으로 세계 증시가 급락하면서 ‘원자재 상승 → 세계 증시 악재’란 새로운 인식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계기로 원자재 가격이 인플레이션 촉발 우려를 낳을 수준에 도달했으며, 향후 금리인상으로 미국과 세계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원자재 강세가 더 이상 증시에 호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그 동안 숨을 죽이던 극소수의 신중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만으로는 원자재 폭등과 인플레이션이라는 악재를 극복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김지환 현대증권 투자전략가는 “환율 하락에 따른 기업실적 부진 우려 등으로 가뜩이나 힘겨운 국내 시장은 미국 발 인플레이션 위험 증가란 악재를 추가로 흡수하기에는 취약하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고, 코스피지수 3개월 전망치도 1,300 ~1,500선으로 기존 보다 100 포인트를 낮췄다.

하지만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원자재 쇼크’에 따른 세계 증시와 국내 증시의 폭락을 단기적으로 보고 있다. 즉,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의 상승세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분석이다.

신영증권은 이런 관점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는 다소 과장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세중 연구원은 “최근 미국 증시 하락세가 심상치 않지만 지난 3년간 완만히 상승해온 추세를 무너트리는 정도는 아니다”며 “이번 주 물가 동향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의 현실화 여부를 점검할 필요는 있지만 이로 인해 세계 증시의 장기전인 안정세가 침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그 판단 근거로 “미국의 원유 수입으로 인해 유출된 달러(페트롤달러)가 석유 수출국들의 미국 국채 매수 등을 통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장기 금리를 안정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에서 주초반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는 있지만 이 같은 조정을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단기조정이 우량주에 대한 저점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시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추이와 함께 향후 발표될 국내외 경제 지표에 일단 주목할 것을 지적했다. 조정의 마무리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조정 국면이 조기에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원자재 가격 안정과 함께 국내외 경제 지표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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