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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도 말리고 나선 야스쿠니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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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도 말리고 나선 야스쿠니 참배

입력
2006.05.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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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중단해야 한다는 국제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헨리 하이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지난달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6월 미국을 방문하는 고이즈미 총리가 미 의회에서 연설하려면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단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지적은 대일 전쟁의 당사자로서 중국 못지 않은 발언권을 가진 미국 조야가 야스쿠니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미일동맹 강화를 아시아 전략의 기초로 삼을 수밖에 없었던 미국의 인내가 한계에 이르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으로서 영국과 프랑스 등 다른 당사국에 미칠 파급효과도 주목된다.

앞서 마이클 그린 전 국가안보회의(NSC) 선임 보좌관은 야스쿠니 문제를 비롯한 한중 양국과 일본의 역사 마찰이 미일동맹 자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는 이런 미국의 움직임이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고집에 분명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의 고집이 혹시라도 한중 양국이 뭐라고 하든 대미 결속만 강화하면 그만이라는 외교전략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 근거가 크게 흔들리게 됐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한중 양국의 반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역사감정을 해치고, 미일동맹 자체를 잠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고이즈미 총리 개인의 불투명한 정서 문제일 수 없게 됐다.

일본유족회 회장인 고가 마코토 자민당 전 간사장이 A급 전범 분사를 주장하고, 재계에서도 중단 요구가 싹트는 등 일본 국내의 반대 여론도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마당에 고이즈미 총리가 국내외의 여론을 존중해야 하는 정치 지도자로서 최소한의 미덕조차 보이지 못한다면 그것은 일본 국민 전체를 위협하는 맹목적 고집일 뿐이다. 8ㆍ15 참배를 포함한 모든 참배 계획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 그것이 일본의 무너진 아시아 외교를 복원하고, 나아가 동북아 평화공영의 기초를 닦는 일임을 거듭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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