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31 지방선거가 16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본격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판세는 요지부동이다. 한나라당의 압도적 우세가 한 달여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이런 판세가 끝까지 유지될 지가 최대관심사다.
물론 우리당은 판을 뒤흔들 비책마련에 전력투구하고 있지만 마땅한 묘수가 없다. 당연히 한나라당은 지금의 승세를 다지기 위한 ‘굳히기 전략’으로 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15일 현재 한나라당이 초강세다. 한나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중 영남권 뿐 아니라 수도권, 충청권 등 11개 지역에서 분명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반면 우리당은 전북과 대전 두 곳에서만 앞서 있을 뿐이다. 광주, 전남에서도 우리당은 민주당에 열세다.
결국 ‘한나라당 11, 우리당 2, 민주당 2’의 판세로 요약된다. 그나마 제주 정도가 무소속 김태환 후보와 한나라당 현명관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는 경합지다.
이런 판세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많지 않다.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대형 변수가 터져 나오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당 관계자도 “지방선거 특성상 대선이나 총선처럼 판세를 좌우할 결정적 변수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인정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천비리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지지율이 요지부동일 정도로 여권에 대한 실망감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변화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우리당은 몇 가지 대목에서 판세 역전을 기대한다.
우선 정치적 상징성이 큰 광주의 변화 기류다. 우리당은 “광주에서 반전에 성공하면 그 바람이 수도권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속내다. 광주 발(發) 돌풍이 현실화하면 의미있는 판세 변화가 올 수도 있다.
우리당은 또 “선거운동 기간 3번의 출렁거림이 있을 것”(우상호 대변인)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초반 후보 인지도, 중반 쟁점 대결, 막판 부동층의 향배 등이 그것이다. “각 지점마다 전략적 접근으로 기회를 잡겠다”는 우리당은 내심 광주ㆍ경기ㆍ충남ㆍ제주 등을 추격 가능지역으로 보고,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또 한가지, 한나라당의 공천비리가 추가로 터져 나온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별 영향을 못 주었으나 대형 공천비리가 더 나온다면 유권자들의 관용도 임계점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당은 반여정서를 인식, “반성하고 거듭나겠다”고 한껏 몸을 낮추고 있다. 이런 읍소 전략이 먹혀 들어갈 지도 의미있는 볼거리다.
여기에다 승부사 기질의 노무현 대통령이 변수를 만들지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물론 한나라당은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자만하지 말자”며 대세론을 경계하고 있지만, “대전과 제주까지도 넘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당 지도부가 호남과 대전 등 취약지역 공략에 당력을 모으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여당의 기대는 기대에 그칠 것이고, 뜻밖의 변수만 없다면 무난한 승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민주당도 광주를 내줄 수 없다며 ‘호남지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후보 경쟁력을 앞세워 호남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우리당이 역전의 발판을 잡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관전포인트라 할 수 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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