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범죄 조직에 의한 사상 최악의 관공서 습격 사건이 발생했다.
브라질 상파울루 지역 최대 범죄 조직인 ‘제1수도사령부(PCC)’ 소속 조직원들이 12일 밤부터 13일 새벽까지 기관총과 수류탄, 사제 폭탄 등으로 55곳의 관공서를 연쇄적으로 공격, 최소 30명이 숨졌다. 습격을 당한 관공서는 오자스코, 모지 미림, 쿠바탕, 과루자, 잔디라 등 상파울루 인근 도시에 있는 경찰서와 경찰초소, 교정시설 등이다.
경찰관(시청 청원경찰 포함) 19명, 교도관 4명, 일반 시민 2명이 숨졌으며, PCC 조직원도 5명이 사망했다. 또 경찰관과 시민 30명 이상이 부상해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습격당한 관공서는 유리창이 박살났고 총격을 받아 구멍이 뚫린 경찰차와 주변 도로에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상파울루 주내에 있는 21개 교도소에서 PPC의 사주로 추정되는 동시 다발적인 폭동이 발생, 수감자들이 현재 100여명의 인질을 잡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BBC 등 외신들은 “현재 인질 가운데 사망자는 없고 대부분 안전한 상태”라며 “폭동 주도자들이 현재까지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연쇄 습격 현장에서 PCC 조직원 16명을 체포해 범행 동기를 추궁하고 있으며 상파울루 주 정부는 치안 긴급회의를 열어 추가 습격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경찰은 2002년부터 PCC를 이끌어오다 최근 은행강도 등의 혐의로 체포된 마르콜라(본명 마르코스 윌리안스 에르바스 카마초) 등 두목급 8명이 다른 교도소로 이감된 것에 대해 PCC 조직원들이 보복 공격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마르콜라를 포함해 흉악범 600명을 브라질에서 가장 경비가 삼엄한 다른 교도소로 이감했다.
1993년 결성된 PCC는 그 동안 마약과 무기밀매, 납치, 은행강도, 교도소 폭동 등을 일삼으며 대형 범죄조직으로 규모를 키워왔다. 2003년 11월에도 50개의 경찰서를 습격, 경찰관 3명을 살해하고 12명에게 중상을 입혔으며, 지난해에만 경찰관 22명이 PCC에게 보복 살해됐다.
특히 PCC는 상파울루 주내 각 교도소에서 수시로 인질을 붙잡고 폭동을 일으키는 등 이 지역 치안을 위협하는 최대 골칫거리로 꼽히고 있다.
한편 리우 데 자네이루 지역에서도 300여개의 빈민가 가운데 96%가 마약 밀매 조직에 의해 장악돼 사실상 무정부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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