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후반의 가장으로 600만원짜리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판교 청약을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는데 역시나 당첨이 안됐습니다. 안타까운 마음도 크고 이렇게 경쟁이 치열하다면 되지도 않는 청약통장에 목돈을 묶어둬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목돈이 부족해 청약통장으로 내 집을 마련해볼까 지금까지 기다려왔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8월까지 기다리면서 있자니 정부대책 이후에도 떨어지지 않는 집값을 생각하면 마냥 기다리고 있는 것 또한 불안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안전하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해주십시오.
A. 판교는 예상됐던 것처럼 경쟁이 치열했던 지역이라 당첨자보다 낙첨자가 훨씬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하신다면 그렇게 크게 낙담하실 이유도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앞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함에 따른 불안감이나 또 다른 탈락에 대한 실망감이 더 크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우선 최근 주택시장을 한번 짚어 보고 주택 마련에 대한 대안을 고민해보겠습니다. 정부의 3ㆍ30대책 이후 주택시장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금줄이 묶여 주택을 매입하려는 신규 수요자들의 시장 진입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아직 기존 보유자들이 매물이 시장이 나오는 빈도가 높지 않아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발표대로 조만간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는 주택을 과다하게 보유하려는 수요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다주택 소유자들도 당장 양도세에 대한 부담은 물론, 주택 처분 후 대체 투자처가 없어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형편이라 입지가 좋은 지역은 가격 폭락의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수요자들은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 보다는 자신의 자금 능력을 저울질하고 그에 맞춰 주택 구입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즉 시기를 늦추기 보다는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여력이 된다면 입지가 좋은 지역의 신규 주택 단지나, 원하는 지역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단지, 재건축 단지의 경우에는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입주권이나 상반기 중 관리처분 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주택을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3ㆍ30대책 이후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규제로 주택구입시 목돈 마련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아직 목돈이 준비가 덜 던 경우라면 입지가 좋은 지역을 분양받는 것이 좋습니다. 서울 거주자중 600만원 통장 소지자는 8월에 분양되는 판교의 전용면적 30.8평(분양면적 38평) 이하 아파트를 다시 한번 청약할 기회가 있으나 현실적으로 600만원 통장 가입자들이 청약할 수 있는 아파트는 공급량이 극히 적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당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막연하게 8월의 판교 분양을 기다리기 보다는 상반기 중 분양될 경기 용인의 대단지 지역이나 하남 풍산지구 등도 청약해볼 만 합니다. 또 서울에서도 대단지 주상복합 등 입지가 좋은 지역의 분양이 예정돼 있어 과감하게 청약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단, 청약을 하는 경우에도 분양가의 20%에 해당하는 돈은 수중에 갖고 있어야 당장 계약금을 치를 수 있기 때문에 분양시 필요한 계약금 정도는 언제라도 융통할 수 있는 적금으로 대체해두셔야 합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도움말= 우리은행 PB사업단 안명숙 부동산팀장 rmanager@wooriba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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