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치솟는 유가가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금 구리 철 아연 우라늄 설탕 등 각종 원자재들이 급등하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2004년 국내에도 큰 파장을 미친 중국발 원자재 대란이 재연될 조짐이라는 경고까지 나온다. 가격급등세로 따지면 당시보다 요즘이 더 가파르다.
당시 구리값 상승폭은 50%선에 조금 못 미쳤지만 지난해말 톤당 4,395달러이던 구리값은 최근 8,070달러로 84%나 수직 상승했고 아연도 91.7%나 뛰었다. 이밖에 니켈은 51.5%, 주석도 45.8%나 상승했다. 국제 금값 역시 최근 6개월 사이 40%나 치솟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원유수급 문제로 혼이 난 각국 정부와 기업이 원자재를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수요가 갑자기 증가한 탓이 크다. 지난 10일 중국 정부는 구리 철 우라늄 등 10대 광물자원을 2010년까지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발표 직후 런던시장에서 해당 원자재 값이 급등했다.
이러한 수급불안정에 더욱 불을 지른 것은 국제적 펀드자금의 유입이다. 원유 등 에너지와 원자재가 유망한 투자대상으로 부각되면서 펀드자금이 들어와 각종 원자재를 싹쓸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원자재시장에 대한 신규자금 유입규모는 지난해 800억 달러에서 2008년에는 1,200억달러로 50%나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원유 원자재등에 투자하는 펀드상품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으니 세계적 열기를 실감할 만하다.
실수요에 투기적 가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원자재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 원자재값 상승은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높이고 물가에도 악영향을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세계증시는 원자재 가격급등에 따른 인플레 가능성이 제기되고 이에 따른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우려가 확산되면서 동반 폭락했다. 아직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적지만 하반기 경제운영에 또 다른 암초로 등장한 원자재 문제에 국가적 대비책을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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