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 열잡음, E=mc2…. 일반인들은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 조차 없는 이 용어들과 공식은 바로 ‘열역학’과 관련이 있는 것들이다. 물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는 것처럼 사람들은 열과 온도에 대해서도 둔감하다. 그러나 열과 온도도 물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존재를 규정하는 자연과 문명의 중요한 요소임에 분명하다. 음식을 만들고, 차를 타고, 숨을 쉬는 등, 우리는 끊임없이 열과 온도의 반응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 관계를 탐구하는 논의가 ‘열역학’이다.
책은 비교적 쉬운 설명을 통해 독자들이 복잡하고 난해한 이 학문에 대한 이해를 꾀한다.설명에 도입된 도구는 열역학이 궁리되기 시작한 19세기 초부터 완성단계에 이른 20세기 초까지의 학자들과 그들의 일화 그리고 우리 주변의 예를 등장시키는 것이다.
‘맥스웰의 도깨비’란 과학의 전당을 떠도는 도깨비로, 과학자들에게 영감과 좌절을 주는 존재이다. 스코틀랜드의 물리학자 제임스 클럭 맥스웰이 주창한 것으로, 이 책에서도 모든 학자의 주변을 맴돌며 학문 진화의 화자로 작용한다.
뜨거운 커피잔은 왜 시간이 지나면서 식어가는가, 드릴을 이용해 금속을 깎을 때 왜 물이 끓을 정도의 열이 발생하는가…. 지금은 상식이지만 19세기 초에는 불가사의하게 인식됐던 현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해 ‘에너지는 보존된다(열역학 제1법칙)’, ‘열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제2법칙)’는 등의 이론이 탄생하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저자는 열역학이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과 같이 인류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세상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한 답을 갖고 있는 ‘인간적 학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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