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삼고 싶은 (이)영표, 놀라게 하는 (이)천수, 안팎이 다른 (박)지성.’
딕 아드보카트(59)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006 독일월드컵을 함께 할 태극 전사들로부터 받은 인상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축구대표팀 소집을 하루 앞둔 13일 출간하는 자전 에세이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랜덤하우스중앙)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는 이 에세이집에 야구와 축구를 좋아했던 어린 시절과 네덜란드리그에서의 선수 시절, 한국 생활을 통해 느낀 점과 에피소드, 독일월드컵 준비상황 등을 진솔하게 담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부임 직후인 지난해 10월12일 이란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자가용으로 훈련장에 오는 것을 금지하는 카리스마를 발휘,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그는 “선수들에게 번거롭고 위험한 일이라 권유한 것이었지 강제성은 없었다”면서 “이것이 군기 잡기로 잘못 알려졌는데 생각할수록 웃음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선수들에 대한 인상도 소개했다. 이영표(토트넘)는 “어떤 부모라도 사위삼고 싶을 것”이라고 했고, 박지성(맨체스터)에 대해서는 “운동장 밖에서는 참 조용한데 운동장 안으로만 들어오면 가장 활발하다”고 언급했다.
이천수(울산)에 대해서는 “언제나 나를 놀라게 한다”고 했으며, 박주영(서울)에게는 “너의 재능을 독일에서도 보여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최진철(전북)의 헤딩, 김남일(수원)의 노련함, 조원희(수원)의 에너지, 이호(울산)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음악과 드라이브를 즐기는 낭만파로서의 면모도 드러냈다. 지난 3월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앙골라전 때 티나 터너의 ‘더 베스트’를 틀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고, 마이클 볼턴의 내한 공연 때는 이틀 연속 공연장을 찾았다. 다양한 종류의 차를 타고 속도감을 즐기는 것도 그의 취미 중 하나.
광고 촬영장에서 스태프들을 통해 사발면 맛을 배웠지만 아직 국물은 먹지 못한다는 것과 떡볶이를 무심코 먹었다가 입술이 탈 뻔했다는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아울러 독일월드컵 선전도 다짐했다. ‘딕, 우리는 언제까지나 당신을 지지할 것입니다’라는 붉은 악마의 플래카드 문구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는 그는 “2002년 월드컵의 영광을 다시 이루는 것은 힘겨운 과업이지만 훌륭한 코치들이 있고 투지와 배우려는 자세를 가진 선수들이 있다”는 말로 열린 가능성을 강조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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