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동아시아에서 비교적 빨리 근대화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험난하고도 고통스런 과정을 밟아야 했다. 동아시아 문명의 대표 국가를 자처하고도 19세기 중엽 근대 서양 문명과의 대결에서 패배함으로써 제국주의 열강의 침탈을 받아 주권이 제약되고 영토가 분할되는 반식민지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선각자와 정치 지도자들은 중국의 생존과 재기를 위해 적극적으로 근대화를 추진한다. 전통 사회의 고루한 폐습과 가난을 극복함으로써 새로운 국제 환경에 적응하고 옛 영광을 잇는 부강한 국가로 재기할 수 있는 길을 모색했던 것이다.
‘중국 근대화를 이끈 걸출한 인물들’은 아편전쟁(1840~1842)에서부터 개혁ㆍ개방의 길로 들어선 1990년대까지 중국 근ㆍ현대사 주역 19명의 지향점과 활동의 궤적을 따라가본 책이다. 저자는 이병주 중국사학회 명예회장 등 17명.
책에 등장한 인물은 양무운동을 이끈 린저쉬(林則徐)와 리훙장(李鴻章), 변법유신 사상의 캉유웨이(康有爲), 군국주의 사상가 장빙린(章炳麟), 중화민국 창설자 쑨원(孫文), 그의 후계자를 자임한 장제스(蔣介石), 쑨원의 부인으로 민족ㆍ민중 운동에 투신한 사회주의자 쑹칭링(宋慶齡), 중국 근대문학의 선구자 루신(魯迅), 중국 근대 교육 개혁의 선구자 차이위안페이(蔡元培), 5ㆍ4운동의 기수이자 중국 공산당 창당의 주역인 천두슈(陳獨秀), 중국 마르크스주의 지도자 리타차오, 중화인민공화국을 창건한 마오쩌둥(毛澤東), 개혁과 개방의 기수 덩샤오핑(鄧小平) 등이다.
이들은 보수와 진보, 과격과 온건이라는 다른 입장을 보였지만 중국 근대화의 일선에서 맹렬하게 활약했다.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중국의 근대화가 여러 세력을 대표한 이들 지도자와 수많은 민중의 피와 땀의 결정이었음을 알 수 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