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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국장 '찬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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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국장 '찬밥 대우'

입력
2006.05.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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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헤이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면서 CIA 국장의 위상이 추락했음이 드러나고 있다. 미 언론에는 한때 정보기관의 제왕으로 통하던 CIA 국장은 존 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사이에서 벌어지는 권력 게임의 수단쯤으로 묘사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에 직접 영향을 미치던 막강한 위치에서 두 실세 사이에 낀 틈새적 존재로 비치고 있는 것이다.

헤이든 국장 지명자는 현역 공군대장이라는 이유 때문에 민간 정보기관인 CIA마저 군의 영향력 하에 들게 될 것이라는 점이 우려의 대상이 됐다. 럼스펠드 장관 등장 이후 국방부가 정보관련 정부예산의 80%를 독식하는 상황에서 헤이든은 럼스펠드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어 군의 정보장악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군의 정보기능 강화를 추진해온 럼스펠드는 세계적 규모의 첩보활동, 인적 정보 수집 등에 있어 CIA의 고유영역을 이미 상당 부분 잠식해왔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9일 헤이든 카드는 럼스펠드 장관에 대해 견제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9ㆍ11테러 이후 신설된 국가정보국장으로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네그로폰테가 군 정보기관 개혁에 관여하기 위해 헤이든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주장이다.

그래서인지 네그로폰테는 “헤이든은 대단히 독립적인 사고를 하고 거침없이 말하는 사람”이라고 강조, 헤이든이 럼스펠드에 휘둘릴 것이라는 우려의 불식을 시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헤이든은 럼스펠드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인물”이라는 전문가 분석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한 럼스펠드의 반응도 흥미롭다. 그는 이날 헤이든을 적극 두둔하면서 정보기관 간 ‘밥그릇 싸움설’에 대해 “권력놀음은 없으며 그것은 이론적 음모”라며 “잘못 짚은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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