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낙찰이 예정가의 99%대에서 결정 나니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울산지역 학교급식 납품업체들이 상습적으로 담합 입찰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울산시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학교급식 부식납품 입찰과정에서 낙찰가가 예정가의 100%에 근접하는 이상현상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예산을 절감하고 투명성도 확보하는 차원에서 최저가 낙찰방식의 전자입찰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실제 경쟁은 이뤄지지 않고 업자들 입맛대로 입찰이 진행되는 것이다.
지난달 지역 207개 일선 학교가 실시한 5~6월 또는 5~7월분 학교급식 전자입찰 결과를 보면 대다수 학교가 예정가의 95% 이상 금액으로 낙찰돼 3~4월분 낙찰가율(84%)을 크게 웃돌았다.
K업체는 C중이 지난달 말 실시한 5~7월분 학교급식 부식구매 입찰에 참가, 예정가(1억236만원)의 99.5% 이상을 써넣은 다른 3개 업체를 따돌리고 예정가의 99.252%인 1억160만원으로 최저가 낙찰됐다.
2위인 A업체는 99.535%인 1억189만원, 3위인 B업체는 99.643%인 1억200만원, 4위인 C업체는 99.838%인 1억220만원을 각각 써냈다. K업체는 97~99%의 낙찰가로 모두 6개 학교의 납품권을 따냈다.
J업체도 지난달 중순 O초교가 실시한 부식 납품 전자입찰에서 99.967%를 써내 예정가 100%를 넘는 금액으로 응찰해 자동 탈락한 3개 업체를 제치고 마치 수의계약처럼 부식 납품권을 따내 관계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예정가를 넘는 금액을 써낸 업체는 스스로 입찰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담합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전체 20여개 업체 가운데 10여개 업체가 정기모임을 갖고 담합한다는 소문이 있다”며 “최저가 입찰은 이익이 적기 때문에 서로 밀어주는 현상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급식 납품과정에서 까다롭게 대하는 학교를 길들이기 위해 업체들이 집단적으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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