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측정한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한해 사이에 9계단이나 뚝 떨어져 외환위기 수준으로 추락했다.
IMD가 10일 발표한 ‘2006년 세계 경쟁력 연감’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38위로 지난해(29위) 보다 9계단이 급락해 평가 대상 61개국 중 중ㆍ하위권에 머물렀다. 이 같은 순위는 태국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에도 뒤지는 것이다. 관련기사 2면
연감에 따르면 한국은 4대 평가 분야 중 경제운영성과 부문만 유일하게 2계단(43→41위) 상승했을 뿐 정부행정효율(31→47위), 기업경영효율(30→45위), 발전인프라(23→24위) 부문이 2005년 발표치보다 1~16계단 하락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36위) 99년(41위)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 이상 36개국 중에서도 30위로 지난해보다 6계단 내려갔고, 아시아ㆍ태평양 국가 및 권역 15개국 중에서도 최하위권인 13위로 3계단 하락했다.
이에 비해 경쟁 관계인 중국은 지난해 31위에서 19위로 12계단, 인도는 39위에서 29위로 10계단 껑충 뛰어오르며 한국을 추월했다. 일본도 지난해 21위에서 17위로 순위가 4계단 올라 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은 89년부터 17년 연속 1위 자리를 고수했고, 홍콩, 싱가포르, 아이슬란드, 덴마크가 2~5위를 차지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올 2~3월 부정적인 이슈들과 언론보도가 줄을 잇는 바람에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한 설문지표 결과가 나빠져 전체 순위가 급락했다”며 순위 추락의 주된 이유를 IMD의 조사기법과 언론보도에 돌렸다.
반면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IMD는 다른 평가기관에 비해 오히려 설문조사 보다 산업 통계자료 비중을 중시하는 연구소”라며 “이번 결과는 국내 기업 경영 환경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세계경쟁력 연감’은 스위스 로잔에 있는 IMD가 매년 60여개 국가의 기업 경영 환경 수준을 산업 지표와 기업인 설문을 통해 평가해 발표하는 보고서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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