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을 탈퇴했다.
황라열(29)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10일 성명을 통해 "한총련 등 모든 학생 정치조직과의 분리"를 선언했다.
그는 성명서에서 "민주화 이후 거대화한 학생 정치조직은 하향식 의사결정과 폭력적 운동방식 때문에 대다수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했다"며 "학생들은 어떠한 상위집단에도 구속되지 않고 스스로의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1993년 한총련 출범 이후 계속 이 단체에 소속돼 있었다.
이번 탈퇴선언은 '학생 없는 학생회'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49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참여 부족으로 재투표와 연장투표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겨우 구성됐다. 서울대생 대다수가 맹목적인 학생운동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황씨의 첫번째 공약도 한총련 탈퇴였다.
학내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지나친 실용주의가 아니냐"는 불만도 들리지만 "올바르고 과감한 선택"이라며 지지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울대라는 상징성 때문에 경희대 단국대 명지대 한국외국어대 등 총학생회장이 비운동권인 대학과 한총련 노선을 지지하지 않는 일부 대학 총학생회도 연쇄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서울대의 일방적인 선언이 한총련의 추인을 받을지는 불확실하다. 성균관대와 한양대가 각각 1997년과 2003년 탈퇴를 선언했지만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부결됐다.
그 결과, 이 대학들은 한총련에 이름이 올라 있으면서도 연간 수천만원의 회비는 내지 않는 어정쩡한 상태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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