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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동산·펀드 투자열풍 자칫하면 낭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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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동산·펀드 투자열풍 자칫하면 낭패본다

입력
2006.05.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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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의 부동산과 주식 등 해외 자산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해외투자에 대한 정보 체계와 안전장치가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주부 직장인 등 일부 투자 경험이 일천한 투자자들은 ‘해외투자에서 대박이 터졌다’는 입소문에 ‘묻지마 투자’까지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올해안으로 투자 목적의 개인 구입까지 허용할 예정인 해외부동산 투자는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상태다. 관련기사 6면

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 1~4월까지 개인이 주거용으로 구입한 해외 부동산만 해도 모두 174건 (5,892만 달러)으로 이미 지난 한해 취득 규모(26건, 873만달러)의 일곱 배에 이르렀다. 강남권 고객을 중심으로 골프 여행을 겸한 단체 부동산 시찰 관광도 유행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자 스피드뱅크와 부동산 114 등도 최근 속속 해외 부동산 정보 제공 서비스를 개시했고 은행 PB와 공인중개사 사이에서도 해외 부동산 학습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해외부동산 투자의 문을 열면서도 투자 정보 등은 꼼꼼히 준비하지 않은 채 전적으로 민간에 맡겨놓은 상태다. 한 시중은행 PB팀장은 “고객들의 문의는 빗발치지만, 정보가 없다 보니 동남아 쪽은 어학 연수생 몇 명을 보내 현지에서 아름아름 알아보는 수준”이라며 “정부가 해외투자를 권유하면서도 간단한 투자 매뉴얼조차 만들지 않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정보가 취약하다 보니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나섰다가 기획 부동산업체의 ‘작업’에 당할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해외 펀드 투자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 4월말 기준으로 국내 운용사의 펀드와 외국운용사의 역외펀드를 합친 투자규모가 15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7조 8,922억원에 비해 무려 7조원 이상이 더 늘어날 정도로 엄청난 성장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해외펀드에 대한 정보가 제한돼 있고 펀드 판매 전문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어서 부실 우려도 크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 PB팀장은 “펀드 판매 직원들이 전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름과 평이 좋다고 권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은 수익률이 좋아 괜찮지만 상황이 나빠질 경우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넘쳐나는 달러를 외국으로 퍼내야 하는 당위성은 인정하더라도 국내투자와 소비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에서 정부가 버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해외자산에 투자할 것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규제완화와 환율안정을 위해 개인들의 해외투자 활성화는 중요하다”며“해외투자의 성패는 다른 사람이 책임져 줄 수 없는 만큼 투자자 본인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꼼꼼하고 신중하게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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