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순이익 규모에 비해, 일반
대기업 절반 수준의 법인세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관련업체와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조8,704억원(법인세납부이전 기준)의 순이익을 낸 삼성전자가 2005년 회계연도 결산에서 법인세 비용으로 계상한 규모는 1조2,302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순이익에서 법인세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인 ‘유효법인세율’ 도 법정 법인세 부담률(27.5%^주민세 포함)의 절반에 불과한 13.8%에 머물렀다.
지난해 2조7,3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현대자동차도 법인세 비용 규모는 순이익의15.5% 가량에 불과한 4,244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법인세율이 유난히 낮은 것은 각종 세제감면 혜택이이들 기업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S회계법인의 한 회계사는 “정부는 투자촉진과 고용안정 등을 이유로 다양한 세제감면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감면규정을 적절히 활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법정 세율과 실제 세율과의 차이를 감안할 경우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지난해 각각약 1조3,000억원과 3,200억원의 감세혜택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지난해 정부가 기업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R&D)을 촉진하기 위해 세금을 깎아준 총 규모(4조7,432억)의 34%에 해당하는 것이다. 반면 5조3,541억원의 순이익을 낸포스코는 순이익의 25.05%인 1조3,412억원을 법인세 비용으로 부담했다.
포스코의 법인세 비용 부담은 순이익이 3조5,000억원이나 많은 삼성전자 보다도 크다. 또 SK텔레콤(순이익 2조5,546억원·법인세 비용 6,832억원)과 SK㈜ (2조2,101억원·5,236억원)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기업도 삼성전자와 현대차보다10~15% 포인트 가량 높은 법인세율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수출및고용창출 등의 측면에서국민기업으로서의 역할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국민과 정부로부터 엄청난 혜택을받고 있는 셈"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는"세제감면 혜택이 많다는것은 지난해두회사가 정부 정책에호응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에 그만큼많은 노력을 했다는 증거"라고 전혀다른 해석을 내렸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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