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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연구 불씨 살린 '외교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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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연구 불씨 살린 '외교관의 힘'

입력
2006.05.0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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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주의 한 소도시가 이례적으로 한국 외교관의 이름을 딴 주간을 선포했다. 한인 들이 밀집해있는 시애틀 인근 인구 5만3,000여명의 소도시 쇼어라인시정부는 지난 3월 27일부터 1주일간을 2003년부터 3년간 시애틀 총영사 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김재국(57) 외교통상부 본부대사의 공적을 기리는 ‘김재국 주간’으로 공표했다.

김 대사는 시애틀 총영사로 재직하면서 폐지 위기에 처했던 워싱턴주립대의 한국학 과정을 살렸다. 그는 당시 한국학 과정이 재정난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하자 미주한국일보와 손잡고 교민들을 상대로 ‘1인 10달러 모으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10만 교민을 대상으로 100만 달러 모금을 목표로 한 캠페인은 열화 같은 호응으로 2년여 만에 목표액의 4배인 400만 달러 모금에 성공했다. 이에 감화된 워싱턴주정부가 이례적으로 50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했고, 워싱턴대도 한국사 교수 1명 외에 추가로 인문학, 교환교수 등 2명의 추가 정원을 배정했다.

김 대사는 또 쇼어라인시와 자매결연 관계인 충남 보령시 사이에 지역 상공인 교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추진하는가 하면, 한국계 입양아들을 대상으로 한 한글교육, 한국문화체험 교실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등 한인들의 권익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김 대사의 활동으로 한인사회의 위상과 정치적 영향력도 크게 높아져, 지난 해 11월 치러진 이 도시의 시의원 선거에서 신디 류(49)씨가 동포로는 처음으로 당선됐으며 지역의 개발정책 등을 논의하는 자리에도 동포들의 참여가 부쩍 늘어났다.

쇼어라인시는 ‘김재국주간’ 공표를 기념해 8일 신디 류 의원을 통해 로버트 랜섬 시장 명의의 감사패를 김 대사에게 전달했다

김 대사는 감사패를 받고 나서 “교민 보호는 물론 그들의 권익 증진은 외교관 고유의 업무일 뿐인데 너무 과분한 선물을 받아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이를 계기로 쇼어라인시는 물론 미국 내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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