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기도박단이 조직 폭력배 소유의 카지노 도박장에서 모르고 ‘작업’을 하다 감금ㆍ폭행 당하는 웃지 못할 사건이 벌어졌다.
나모(40)씨 등 6명은 지난달 16일 밤 사기도박을 하려고 경기 포천시의 한 불법 카지노를 찾았다. 전날 카지노에 들어가 몰래 특수 카드를 섞어 놓았고 당일에는 초소형 카메라, 이어폰 등을 이용해 상대방 패를 읽어냈다.
이렇게 해서 2,300여만원을 따는 데 성공했지만 문제는 업소 주인이 누구인지까지는 미처 신경쓰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주인 최모(45)씨는 지역에서 유명한 S파의 고문이었다.
나씨 일당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최씨는 S파 조직원 10여명을 동원, 이들을 16시간 동안 감금하고 폭행해 현금 3,800만원과 승용차를 빼앗았다. 그것도 모자라 2,000만원을 더 주겠다는 지불각서도 받았다.
하루 만에 풀려난 나씨 일당은 “우리가 사기도박으로 처벌 받더라도 억울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조폭이 운영하는 곳인 줄 알았더라면 호랑이 굴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갔겠느냐”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8일 S파 고문 최씨와 행동대장 이씨 등 2명을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나씨 일당 역시 사기 혐의로 처벌(구속 2명ㆍ불구속 입건 3명ㆍ수배 1명)을 받았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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