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워라(최경주)”, “US오픈에서 꼭 우승하세요”(이승만)
멘토링 관계에 있는 최경주(36ㆍ나이키골프)와 이승만(26)이 이날 최종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쳐 관심을 끌었다. 2라운드 합계 4언더파로 같은 조에서 맞대결 하는 묘한 인연을 맺은 것. 2급 청각장애를 딛고 프로골퍼로의 희망을 키우고 있는 이승만과 평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아끼지 않는 최경주는 ‘멘토’와 ‘멘티’관계.
18세 때 미국에 진출했지만 실의에 빠져 있던 이승만에게 2003년 최경주는 위로의 말과 함께 “아시아투어에서 경험을 쌓으라”며 2만 달러의 경비를 내놓았다. 지난해에도 성적이 좋지 않아 아시아프로골프 퀄리파잉스쿨을 다시 치르게 된 이승만에게 최경주는 출전 경비를 모두 지원했고, 이승만은 3위의 좋은 성적으로 이에 보은했다. 둘은 지난 2월 호주에서 열린 유럽투어 조니워커클래식에 나란히 출전, 연습라운드를 같이하는 등 남다른 정을 나눠왔다.
이날도 둘은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이승만은 “최경주 프로님과의 동반 라운드가 부담감 보다는 배운 다운 자세로 임했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또 “내가 3번홀에서 볼을 물에 빠뜨려 보기를 범하자 다음 홀로 이동하면서 최 프로님이 ‘괜찮다. 이런 것도 다 경험이다. 마음을 비우라’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경기 후 최경주는 이승만에게 “오늘밤 미국으로 건너간다. 9월말 신한동해오픈 때 다시 만나자”고 작별 인사를 했다. 이승만은 “오는 US오픈에서 반드시 우승하길 기원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최경주는 신들린듯한 퍼트실력을 앞세워 보기 없이 7타를 줄인 반면 이승만은 1오버를파 기록했다.
영종도=정동철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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