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행사장에서 들려온 사고소식에 공군 전체가 비통에 잠겼다. 특히 꽃다운 보라매가 도입된 지 30년이 넘는 노후기종을 몰다 산화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고가 난 A_37기는 미국 세스나사에서 비행훈련기로 제작한 T_37의 공격형 기종으로 우리 공군은 1976년부터 30여대를 도입해 육군작전 지원 등의 임무에 활용해 왔다. 공군은 이 가운데 6대 가량을 곡예비행을 주임무로 하는 블랙이글팀에 배치, 각종 행사에서 아슬아슬한 묘기를 보여주고 있다. 원래 A_37기에서 7.62㎜ 미니건과 우측 조종석을 제거하고 우측좌석에 연기발생기를 부착해 곡예비행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62년 F_86기종으로 처음 에어쇼팀을 선보인 공군은 F_5A를 거쳐 94년부터 A_37기종으로 지금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을 만들었다.
곡예비행 중의 A_37 사고는 이번이 2번째다. 98년 곡예비행 훈련 도중 A_37기 2대가 충돌하는 바람에 1대가 추락, 조종사가 희생된 것이 첫 사고였다. 공군은 사고 이후 노후한 A_37기의 교체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공군전력도 충분치 않은 마당에 곡예비행팀에게 전투기를 배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공군은 F_16을 중심으로 전력을 구성하고 있지만 40년도 더 된 F_4와 F_5까지 실전력으로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의 곡예비행팀은 최신의 기종을 갖추고 있다. 미 공군의 곡예비행팀 썬더버드는 F_16기종, 미 해군의 블루엔젤스는 F_18기종이다. F_16은 우리 공군의 주력기종이며 F_18은 미 해군이 주요 전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곡예비행팀의 기종변경 주장이 다시 나오고 있다. 공군도 지난해 선보인 국산 고등훈련기 T_50을 공격형으로 개조한 A_50이 생산되는 대로 기종변경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까운 보라매 2명이 희생될 때까지 국방부는 뭘 했느냐”는 울분이 공군 내부에 가득하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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