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1)가 깊은 슬픔에 빠졌다. 전립선 암으로 투병 중이던 아버지 얼 우즈(74)가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숨진 것.
“그는 멋진 아버지이자 코치였고, 정신적 스승이었으며 좋은 친구였다. 아버지가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우즈의 홈페이지(www.tigerwoods.com)에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이 고스란히 담긴 눈물 어린 고백이 올라왔다.
얼 우즈는 1998년 전립선 암을 선고 받았고, 2004년 재발과 함께 암세포가 몸 전체로 퍼지며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우즈가 첫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한 97년 마스터스때 심장 수술로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사의 권고를 뿌리치고 퍼팅 코치를 할 정도로 열성이 대단했던 얼 우즈였지만, 2004년 12월 타깃월드챌린지 이후 더 이상 아들의 우승을 지켜보지 못했다. 지난해 마스터스를 보기 위해 조지아주 오거스타까지 갔지만 코스에는 나가지 못했고, 냉정한 황제 우즈는 우승 후 “어서 아버지의 포옹을 받고 싶다”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지난 3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앞두고 아버지의 상태가 악화됐다는 소식을 들은 우즈는 연습라운드를 거른 채 왕복 10시간이 걸리는 병문안을 다녀오기도 했다. 지난달 마스터스를 치른 후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6월 US오픈까지는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결국 영원한 이별 앞에 눈물을 짓게 됐다.
대학 야구 선수 출신의 군인이었던 얼 우즈는 생후 6개월 된 아들이 자신의 골프 스윙을 따라 하는 것을 본 이후 아들을 골프의 길로 이끌었다. 얼 우즈는 책 ‘타이거 우즈 가르치기’를 통해 “아들을 골프 챔피언이 아닌 좋은 사람으로 키우려 했다. 학교 숙제를 하지 않으면 골프를 하지 못하도록 했고, 골프를 스스로 좋아할 수 있도록 자유를 줬다”고 자신의 교육 철학을 밝혔다.
“나에게 골프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따라 하려는 시도였다. 그 사람은 바로 아버지다. 아버지는 간섭이 아닌 든든한 지원으로 길잡이가 돼주셨다.” 타이거 우즈가 아버지에 대해 한 말이다. 길잡이를 잃은 우즈는 이제 혼자서 냉혹한 승부의 세계라는 험난한 길을 헤쳐 가야 한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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