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과의 비교는 속편의 숙명이다. 그것은 만드는 사람도 각오하고, 보는 사람도 앞세우는 속편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세련되고 지능적인 액션 스릴러로 블록버스터의 스타일을 획기적으로 바꾼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미션 임파서블’이 선보인 지 어느덧 10년. ‘미션 임파서블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는 혹평을 들은 우위썬 감독의 2편에 이어 6년 만에 돌아온 ‘미션 임파서블 3’(원제 ‘Mission Impossible 3’)는 명성에 금이 간 시리즈의 부흥을 일거에 이뤄내며 주제곡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관객들의 오랜 기다림에 보답한다.
톰 크루즈가 주연에서 제작까지 맡은 이번 시리즈는 최첨단정보기관 IMF(Impossible Mission Force) 요원들의 인간적 갈등을 부각하는 드라마 전략으로 전작들과의 차별화를 꾀한다. 직업과 사생활 사이에서 갈등하는 비밀요원들의 내면을 통해 캐릭터를 강조하겠다는 제작자의 지향은 사랑하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멜로라인을 강화하면서 전작보다 영화의 온도와 습도를 한 뼘 이상 높여놓았다.
현장에서 한 발 물러나 요원 트레이닝에 전념하고 있는 베테랑 특수요원 이단 헌트(톰 크루즈)는 사랑하는 여인 줄리아(미셸 모나한)와의 결혼을 앞두고 여유로운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약혼식 날 악명높은 국제 무기 밀매상 오웬 데비언(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에게 인질로 잡힌 IMF 요원을 구출하라는 명령이 떨어지고, 이단은 팀을 이끌고 오웬과의 숨막히는 첩보전을 시작한다.
그러나 ‘미션 임파서블3’가 관객을 매료시키는 것은 의도한 드라마의 힘이 아니라 더욱 강하고 화려해진 액션과 비주얼의 공로다. 이제 미국의 청룽(成龍)으로 불러도 좋을 듯한 톰 크루즈는 80층짜리 빌딩에 직접 매달려 공중침투를 하고 15피트 정도의 다리 구멍을 훌쩍 뛰어넘어 다리 한 쪽에 매달리는 등 영화의 거의 모든 액션장면에서 직접 스턴트를 했다.
유럽과 아메리카, 아시아 대륙을 넘나드는 화려한 해외 로케이션은 명품부록이 두둑한 잡지를 산 것처럼 뿌듯함을 느끼게 하는 이번 시리즈의 보너스다. 이탈리아 로마 시내와 바티칸 성당, 베를린의 공장지대, 중국 상하이의 푸둥지구와 외곽 어촌마을 등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톰 크루즈의 모습은 아무리 졸린 상태로 극장에 들어가도 단 한 순간도 눈을 감거나 뗄 새가 없게 만든다. 인기 TV시리즈 ‘앨리어스’와 ‘로스트’를 만든 J.J.에브람스의 첫번째 영화. 3일 개봉. 15세.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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