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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좌표 실종된 유럽 정치는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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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좌표 실종된 유럽 정치는 '갈팡질팡'

입력
2006.05.0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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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럽 정치권은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있다. 변화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그 결과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유럽인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 따른 현상이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2일 유럽연합(EU)이나 각국 정부가 개혁을 통해 경제 발전을 꾀하지만 이에 대한 회의론이 퍼지면서 ‘하나의 유럽’이 난파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유럽에서 치러진 박빙의 선거가 좋은 예다. 지난달 이탈리아 총선에서 로마노 프로디 전 총리의 중도좌파 연합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끄는 우파의 득표율은 불과 0.07% 차이였다. 지난해 9월 독일 총선에서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_기사련(득표율 35.2%)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의 사민당(34.3%)을 단 3석 차이로 이겼다. 9월 총선을 앞둔 스웨덴 역시 여론조사 결과 뚜렷한 선두 주자가 없다.

이 신문은 이런 양상이 공화ㆍ민주 양당 체제가 정착된 미국의‘50대 50’정치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그러나 “미국은 두 당이 정강, 정책에서 각자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고 유권자도 정치적 성향에 따라 확신에 찬 선택을 한 결과인 반면 유럽 민심은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치인들도 갈팡질팡이다. 내년 프랑스 대선에서 여당 대중운동연합(UMP)의 유력 후보로 꼽히는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은 지난달 최초고용계약법(CPE) 사태 때 라이벌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무조건 시행”을 주장하며 노동계 등과 칼 끝 대치를 계속하자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외쳤다. 지난해 파리 소요 당시 야당과 시민 사회 단체의 반발을 무릅쓰고 강력한 불법이민 대책을 내놓을 때와는 사뭇 달랐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나 메르켈 총리 모두 선거에서 노동시장 유연화나 복지 예산 축소 등을 강조했고 이 점이 유권자를 불안하게 한 원인이라는 점도 정치인들을 망설이게 한다.

경제학자 울프강 노박은 “유권자의 눈치를 살피느라 어느 정치인도 현실을 비판하고 대안을 내놓길 두려워 한다”며 “잘못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상황은 모든 것이 제자리 걸음만 하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리스본 어젠다로 대표되는 EU의 프로젝트도 앞날이 불투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EU 정상회의는 지난달 연구ㆍ개발(R&D)에 1,000억 유로를 투입, 2010년까지 일자리 1,000만개를 만든다는 리스본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프랑스에서 CPE 폐기라는 철퇴를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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