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정모(37)씨가 ‘폭발성 사이코패스(Psychopathㆍ반사회적 성격장애)’일 가능성이 크다는 정신 분석 결과가 나왔다.
3일 경찰에 따르면 범죄심리학의 권위자인 한림대 심리학과 조은경 교수는 경찰의 요청으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1시간30분 가량 정씨를 면담했다.
경찰 관계자는 “면담 결과 연쇄살인범 유영철은 고전적인 사이코패스로 볼 수 있는 데 반해 정씨는 폭발성 사이코패스라는 진단이 나왔다”고 말했다.
사이코패스는 주위 반응에 전혀 개의치 않고 범행을 서슴지 않는 성격장애를 말하며 이 때문에 죄의식을 거의 느끼지 않는다.
경찰은 “정씨의 경우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이 매우 약해 속에서 끓어오르는 것을 그대로 분출해버리는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또 면담 과정에서 자신이 어렸을 때 당한 성폭행과, 학교에서 겪은 폭력 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그 때문에 자신의 성격이 지금처럼 변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러한 진술은 정씨가 자기 합리화를 통해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덜어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경찰은 풀이했다. 전형적 사이코패스였던 유영철이 조사 과정에서 거침 없고 당당한 태도를 줄곧 유지했던 것과도 약간 다른 모습이다.
이날 정씨를 호송했던 한 경찰은 “자신을 과시하던 유영철과 달리 조용하고 침착한 분위기 속에서 면담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영등포경찰서는 3일 서울남부지검으로 정씨의 신병을 인도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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