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쌀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 3일 국내 공매 시장에 첫선을 보인 중국산 밥쌀용 쌀이 한 톨도 팔리지 않아 낙찰률 0%를 기록했다.
1990년대 암시장에서 '건강쌀'로 인기를 끌었던 미국산 칼로스쌀도 최저 응찰가 이상으로 사려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어 4차 공매에 이어 낙찰률이 0%에 머무는 수모(?)를 당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이날 첫 공매에 부쳐진 중국산 1등급 쌀 20㎏짜리 1,044톤과 10㎏짜리 1,056톤 등 총 2,100톤에 대해 3개 업체가 30톤을 신청했으나 응찰가가 최저 예정가에 못 미쳐 유찰됐다고 밝혔다.
이날 5차 공매에 부쳐진 칼로스쌀은 1차 2.9%, 2차 22.7%, 3차 10.5%의 낙찰률을 보여오다 4차에 이어 또 낙찰률 0%를 기록했다.
유통공사 관계자는 "밥맛 등 수입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응찰이 저조하고 응찰가도 턱없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날 칼로스 쌀 공매에 참여한 업체가 제시한 응찰가는 20㎏짜리 1포대당 2만5,000원선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1∼3차 공매때의 평균 낙찰가인 3만1,000원선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유찰시 최저 입찰가를 10~20%씩 낮추는 부동산 공매나 경매처럼 수입쌀도 유찰 때마다 최저 예정가를 하향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통공사측은 "현재와 같이 국산쌀 도매가격과 연동하여 운영하되 수입쌀에 대한 소비자 평가 등을 감안해 조정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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