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서비스가 이동통신 기술의 본고장인 미국에 진출했다.
SK텔레콤은 2일 미국 인터넷접속서비스업체(ISP)인 어스링크와 지난해 설립한 합작회사인 힐리오(HELIO)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휴대폰을 이용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내 통신업체가 미국에 진출해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과 어스링크는 지난해 1월 자본금 4,400억원 규모의 합작회사인 ‘SK-어스링크’를 설립한 뒤 10월에 사명과 상표명을 힐리오로 바꾸고 2일부터 미국 전역에서 국내 휴대폰과 같은 코드분할 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게 됐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힐리오는 미국 통신업체인 버라이존과 스프린트의 통신망을 빌려서 음성전화 및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상사설망(MVNO)으로 불리는 이 방식은 버라이존과 스프린트가 소유한 물리적인 통신망을 빌리는 방식이어서, 실제 기지국과 중계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버라이존과 스프린트의 통신망을 SK텔레콤의 통신망처럼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미국 최초로 휴대폰에서 선보이는 모바일 블로그와 한글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해 현지의 젊은 층과 동포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힐리오는 한국어, 영어를 모두 지원하는 국산 CDMA 휴대폰 ‘히어로’(팬택)와 ‘킥플립’(VK)의 현지 판매를 시작했으며 올해 안에 삼성전자 등 3종의 휴대폰을 추가로 판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6,800만명의 블로그 이용자를 보유한 미국의 마이스페이스 서비스를 비롯해 인터넷포털 야후의 뉴스 검색과 이메일, 메신저 서비스 등을 힐리오의 무선인터넷을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 또 한글 무선인터넷 서비스 코너를 별도로 구성해 한국게임 전송, 한국 가요 벨소리, 한국어 노래방, 한국연예정보 등 8가지 무선인터넷 콘텐츠도 제공한다. SK텔레콤은 힐리오가 이 같은 서비스로 2009년까지 미국 이동통신 시장에서 33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연간 24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억86만명이 휴대폰을 사용해 2억9,000만명 인구 대비 72%의 휴대폰 보급률을 갖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휴대폰 보급률이 한국(79.7%)에 못 미치고 선진국 중에서도 낮은 편에 속해 2009년까지 2,500만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는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한편 힐리오는 SK텔레콤의 김신배 사장과 힐리오의 스카이 데이튼 사장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LA본사에서 서비스 개통식을 가질 예정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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