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자 특유의 맑은 웃음으로 한국 기자들을 맞은 MS연구소아시아(Microsoft Research Asia) 소장 해리 셤(사진) 박사는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제적으로 상당히 유명한 인물이다. 13살에 홍콩대에 입학한 ‘천재’였고, MS에 합류한 후에는 MS소속의 수많은 연구원 중 20명 정도에게만 돌아가는‘디스팅기시(distinguish) 연구원’으로 선정됐다.
100개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미국 특허만 40개를 소유하고 있다. 그가 이끄는 MSRA는 1999~2002년 3년간 33개의 기술이전 성과를 올렸으며 최근 3년간은 201개의 기술이전 성과를 보이는 등 급성장했다.
셤 박사는 “MSRA는 원래 중국 연구소로 출발했다가 아시아연구소로 확대된 지 3년 정도밖에 돼지 않았다”며 “한국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한국의 대학들과의 연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MSRA 소속 200명의 연구원 중 80%가량이 중국인이다. 현재 한국인 정식 연구원은 한명도 없으며 인턴으로 카이스트 박사 과정의 이택헌(29)씨가 근무하고 있다.
한국인 인재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해, MS는 교육부의 BK21사업과 연계해서 15명 가량의 한국인 인턴들을 더 선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는 ‘검색엔진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구글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강조한 후“검색엔진은 인터넷으로 가는 창이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하며, 이제 막 시작하는 분야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글의 검색엔진과 MS검색엔진과의 차이점을 힘주어 설명하는 모습에서는, 윈도를 넘어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으려는 MS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컴퓨터의 역사에서 수많은 패러다임 변화가 있어왔는데, 30년간 그러한 패러다임 변화에 잘 적응해 왔기 때문에 현재의 MS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셤 박사는 “같은 ‘천재급’으로 빌 게이츠처럼 스스로 자신의 사업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빌 게이츠는 공학적 탁월성뿐 아니라, 사업가적 기질이 뛰어나며 법지식도 어마어마하다. 나는 그러한 사람은 못되고 단지 과학자로 남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이 대부분 그렇듯, 명석한 말투가 개인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수줍게 변했다.
베이징=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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