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기와 기발한 방법으로 취객의 금품을 털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비밀번호 해독 프로그램이 깔린 노트북PC를 들고 다녔고, 범행 대상을 고르기 위해 장난감 총을 사용했다.
지난해 10월13일 새벽 3시30분. 서너명의 사내들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길가에 세워진 SUV 차량 안에 잠들어 있던 김모(48)씨를 향해 장난감 M16 소총을 겨눴다.
총에서 나온 것은 비비탄으로 불리는 플라스틱 총알. 이들은 김씨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깊이 잠들어 있는 것을 확인하자 유유히 휴대폰과 신용카드를 훔쳤다.
곧바로 노트북PC에 김씨의 휴대폰을 연결해 비밀번호를 알아냈고, 이를 이용해 김씨의 신용카드로 5,400만원을 빼냈다. 휴대폰과 신용카드의 비밀번호를 같이 쓰는 사람들이 많은 사실을 이용한 것.
서울 수서경찰서는 2일 이 같은 수법으로 37차례에 걸쳐 취객의 돈 2억6,000여만원을 훔친 김모(34ㆍ서울 송파구 거여2동)씨 등 일당 4명을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교도소에서 서로 알게 된 사이로, 교도소에서 모의 소총 및 암호 해독 프로그램 등에 관한 정보를 얻은 뒤 출소 후 인터넷 등을 통해 이 같은 범행 수법을 익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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