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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현 "첫승때도 안 나온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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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현 "첫승때도 안 나온 눈물이…"

입력
2006.05.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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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우승 때도 안 흘렸던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계속 나오는 거 있죠.”

김미현이 3년9개월이라는 긴 세월 동안의 ‘무관 설움’을 우승 눈물로 말끔히 씻어냈다. 지난 1999년 미국무대에 진출해 데뷔 첫해 2승을 올리며 신인왕을 차지했던 김미현은 이듬해에도 1승을 올렸고, 2002년에는 다시 2승을 올려 박세리와 함께 한국낭자군을 대표했다.

그러나 2002년 8월5일 웬디스챔피언십 우승 이후 약 4년 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김미현의 부진과 함께 때마침 박세리, 박지은 등 미LPGA무대 초창기 한국낭자 ‘빅3’가 모두 슬럼프에 허덕였고, 후배들이 이들의 자리를 대신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자연히 ‘세대교체론’이 나돌았다.

김미현은 2002년 우승 이후 준우승 2차례를 비롯해 톱10에 31회나 들었지만 ‘무관’에 대한 주변의 냉소에 대한 부담감을 떨칠 수 없어 스스로 위축됐다.

더구나 대회 코스는 점점 길어지는 추세여서 더욱 절망적이었다. 모든 게 정상이 아닌채로 추락했다. 그러나 독실한 크리스찬인 김미현은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며 평상심을 되찾는데 주력했다. 다른 사람도 우승할 수 있다는 포옹력을 갖췄고, 지나친 승부욕도 멀리했다. 김미현은 어느날부터인가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고, 우승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들었다고 했다.

김미현은 이와 함께 올해부터 오버스윙을 줄이는 스윙교정에 착수했다. 이 스윙은 현재 완성 단계에 있다. 그리고 마침내 긴 어둠의 터널을 벗어나 ‘골프여왕’으로 다시 활짝 웃었다.

특별한 우승파티를 계획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미현은 “너무 힘든 대회였다. 오늘은 푹 쉬고 내일부터 다시 스윙교정 연습에 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현은 “대회 3라운드 때 한국에서 조카가 태어났는데 복덩이 인 것 같다”며 “제가 벌써 고모가 됐다”고 즐거워했다.

한국에 남자친구(세미프로 임재근)가 있다고 밝힌 김미현은 “우승도 했으니 가능하면 올해 결혼할 생각이다”며 새로운 출발을 예고했다.

그동안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김미현은 한물갔다’는 비아냥을 듣고 남몰래 속앓이를 했던 김미현의 부모 김정길-왕선행씨도 이번 우승으로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

김미현의 아버지 김정길씨는 “그동안 주변의 달갑지 않은 시선과 입방아에 올리기 좋아하는 풍토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미국에 처음 와서 중고밴을 몰고 다니며 싸구려 숙소에서 주인 몰래 김치찌개를 끓여먹는 등 힘든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악몽의 시간을 회상했다.

정동철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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