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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서 역사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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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서 역사가 살아난다

입력
2006.05.0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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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복원은 10원짜리를 1억원, 10억원짜리로 만드는 것이다.”

문화재계의 한 인사는 기나긴 세월과 자연, 그리고 인간에 의해 훼손된 문화재의 옛 모습을 되살리는 복원 및 보존 처리 작업의 중요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문화재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순 없지만, 제대로 된 복원은 그만큼 문화재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역사가 손끝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석탑을 해체해서 복원하고, 청동에 낀 때를 벗겨 제 빛을 내게 하고, 깨진 석불에게 환한 미소를 되돌려주려는 손작업이 부산하다.

경주 감은사 서삼층석탑 복원 작업이 시작됐고, 신라 사찰 황룡사 9층 목탑의 복원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하다. 국내 최대 건조물인 전북 익산시 미륵사지석탑 복원 현장에는 전문 연구자는 물론 학생, 일반인 등 연간 70만, 80만명의 방문객이 찾아온다. 복원 현장에는 이들을 위해 별도의 관람석이 마련됐고, 원할 경우 복원작업에 대한 설명도 이뤄진다.

대전에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문화재 보존 처리 작업 과정을 관람하고 싶다는 문의가 줄을 잇자 미리 공문을 보낸 단체에 한해 관람을 허용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훼손된 문화재를 되살리고 그것을 함께 감상할 수 있을 때, 그 유물은 비로소 우리 모두의 것이 된다”며 “그런 점에서 일반인이 보존 처리 및 복원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반갑고도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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