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이종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8일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직후 “피의자가 범행을 부인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고 혐의가 무거워 실형 선고가 예상돼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했는데.
“정 회장 측은 이미 회사 등을 압수수색 했고 참고인 진술을 한 회사 임직원들이 진술을 번복하겠느냐고 주장했지만 번복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비자금 사용처 수사를 위한 구속이라고 보면 되나.
“그 부분은 고려하지 않았다.”
-검찰은 구속 영장을 청구하면서 경제적인 문제도 같이 감안했다고 했는데.
“우리도 마찬가지다. 전혀 고려 안한다면 올바른 선택이 아닐 것이다.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 미칠 수 있다는 우려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꼭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지 않느냐.
-정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을 지시하거나 묵인한 것으로 판단했나.
“수사기록에 그렇게 미루어 짐작할 만한 임직원들의 진술이 일부 있었다.”
-소회를 말한다면.
“고민이 많았다. 정 회장을 불구속 해야 한다는 여론이 좀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속과 기각 장단점이 분명히 있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잘못했다는 논리가 있다. 무엇이 옳다고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불구속 수사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역시 판단이 어려운 부분이었다. 화이트칼라 범죄를 엄단해야 한다는 원칙과 불구속 수사원칙은 어느 면에서는 배치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불구속 수사원칙을 이유로 기각했다면 그것을 정당한 기각 사유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기각하기 위해 만든 논리라고 받아들였을 것인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변호인단 구성이 막강했는데.
“판사생활을 하다 변호사로 나가서 예전부터 알고 있던 분들도 있었다. 그 분들이 그렇게 말씀들을 잘하는지 몰랐다. 설득력 있는 논리였다. 검찰도 마찬가지였다. 한쪽 논리가 우세했다면 이렇게 고민했겠나.”
정 회장이 도주할 우려도 있다고 판단했나.
“그럴 가능성이 있겠나. 고려 안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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