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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군 개혁보다 시급한 병영문화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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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군 개혁보다 시급한 병영문화 개선

입력
2006.05.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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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선임사병 2명이 신병에게 물고문ㆍ전기고문을 본 딴 가혹행위를 했다가 적발됐다. 육군에서는 40대 대대장이 어린 부하 병사들을 상습적으로 성 추행한 망측한 일이 있었다.

또 며칠 사이 육군과 공군 사병이 목을 매거나 총을 쏴 자살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 군 당국이 가혹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군이 그토록 다짐한 병영문화 개선은 공염불이었던가 하는 의심이 든다. 병영 구석구석에 남아있는 악습과 병폐를 도려내는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기를 거듭 촉구한다.

공군 사병들의 가혹행위는 흔한 손찌검보다 훨씬 악질적이다. 이들은 갓 전입한 신병에게 방송 개그 흉내를 강요했다가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전기가 흐르는 전선을 허벅지에 대는가 하면 1.5 리터나 되는 물을 억지로 마시게 했다. 어처구니없는 장난으로 보기에는 가학성이 두드러진다.

내무반에서 이런 짓을 되풀이했는데도 다른 병사들은 그냥 외면했다니 가혹행위가 여전히 일상화한 것을 짐작하게 한다. 병영문화 개선 캠페인이 내무반 바깥, 지휘관들의 눈 앞에서만 이뤄졌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병사들의 인권을 돌보는데 앞장서야 할 지휘관이 상습 성 추행을 저지른 사건은 병영문화 개선이 공허한 구호에 그치는 원인이 무엇인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비록 사건 자체는 성 도착증이 의심되는 개인의 일탈이지만, 20년 경력의 영관급 장교가 버젓이 추행을 자행한 것은 그만큼 군 기강이 느슨한 탓으로 볼 수 있다. 군 당국이 그를 구속했다가 전역지원서를 내자 기소유예한 것도 엄정한 기강 확립과 거리 먼 느낌이다. 지휘관과 장교의 추행이나 가혹행위는 사병들의 행위보다 엄중하게 문책해야 마땅하다.

이렇게 볼 때, 군은 지휘관과 장교들의 기강과 책임의식부터 확립해야 할 것이다. 가혹행위 근절과 병영문화 개선은 지휘관과 장교들이 진정한 사명감을 바탕으로 정성과 힘을 쏟아야만 이룰 수 있다. 어떤 군 개혁보다 병영문화 개선이 시급하고 긴요하다는 인식을 다시 한번 굳게 다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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