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ㆍ요미우리)이 지난 2004년 일본 진출 이후 처음으로 한 이닝에 2안타를 치는 진기록을 작성하며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였다.
이승엽은 30일 도쿄 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곤즈와의 홈 경기에서 펜스를 맞히는 대형 2루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한 뒤 15-2로 크게 앞선 8회 수비 때 사이토와 교체됐다.
한 경기 2안타 이상의 ‘멀티 히트’를 기록한 것은 시즌 11번째이고 2루타는 6호째. 이승엽은 지난 28일 주니치전 이후 2경기 만에 다시 멀티 히트를 쳐내며 서서히 타격감을 찾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타율은 3할9리에서 3할1푼3리(99타수 31안타)로 올라갔다.
이승엽은 3-0으로 앞선 4회 선두타자로 나가 우완 선발 나카타의 초구 몸쪽 슬라이더(시속 120km)를 공략해 중전안타를 만들었다. 까다로운 공에 방망이를 잘 돌렸고, 방망이가 부러지면서 타구는 우중간으로 떨어졌다. 이승엽은 후속 고쿠보의 좌월 홈런으로 시즌 24번째 득점을 올렸다.
타자 일순으로 돌아온 4회 2사 후 두 번 째 타석에서는 왼손 이시이와 만났다. 이승엽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8구째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싱커(시속 131km)를 힘을 뺀 채 팔의 회전만을 이용해 당겨 쳤고,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오른쪽 폴 옆 펜스 중앙에 직접 맞았다.
무리하게 힘이 들어갔다면 타이밍을 맞추기 힘든 공이었지만 가벼운 스윙으로 2루타를 만들어내 침체됐던 타격감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완벽하게 원래의 감각을 되돌리지 못하고 있는 이승엽은 2차례 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1회 첫 타석에서는 몸쪽 높은 직구에, 5회에는 바깥쪽 직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것. 또 7회 2사 만루서는 변화구에 막혀 유격수 플라이로 아웃 됐다.
한편 요미우리의 우치다 타격코치는 “타격 페이스가 서서히 다시 올라오고 있다. 몸이 먼저 앞으로 나가는 게 많이 없어졌다”며 컨디션 회복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승엽은 “조금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볼을 여유 있게 기다리지 못하고 있다”며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요미우리는 이날 경기서 3번 니오카가 연타석(4, 5회) 그랜드 슬램 아치를 포함해 3홈런을, 5번 타자 고쿠보가 2홈런을 터트리는 등 타선의 대폭발로 15-4로 크게 이겼다.
도쿄=양정석 통신원 Jsyang061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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