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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조스의 공포'가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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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조스의 공포'가 밀려온다

입력
2006.05.0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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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상어가 출몰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서해안 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난류를 따라 상어가 올라오는 5~6월은 해삼 전복 조개 등을 본격적으로 채취하는 시기라서 충남 보령과 태안, 전북 군산 일대 해녀와 잠수부들은 상어의 공격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수시로 상어가 출몰해온 이 지역에서는 6명이 목숨을 잃었고 상어가 수시로 그물에 걸린 채 올라와 주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특히 최근 들어 식인상어가 여러 차례 나타났던 충남 태안군 해안가 주민들은 벌써부터 상어가 나타날까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해 6월 태안군 근흥면 앞바다에서 이모(39ㆍ여)씨는 수심 8㎙에서 물질을 하던 중 상어에게 왼쪽 종아리부터 허벅지를 물려 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한 부상을 입었으나 부근에 있던 낚싯배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구했다.

이 일대에 백상아리와 청상아리 등 식인상어가 자주 나타나는 이유는 바닷물이 따뜻하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열대나 아열대에서 따뜻한 난류를 타고 올라와서 한류와 만나는 지점으로 바닷물 온도가 섭씨 15∼22℃를 유지함으로써 상어가 먹이활동을 하는데 가장 적합하다. 이곳에서 더 이상 북상을 하지 못한 상어는 서식온도가 알맞은 전북과 충남 일대 서해안에 머물다 11월께 되돌아 간다.

상어공포가 확산되면서 주민들 사이에는 상어를 퇴치하기 위한 각종 묘안도 떠돌고 있다. 건전지를 지니고 있으면 물 속에 전류가 흘러 전류 감지능력이 뛰어난 상어가 피해간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물질을 하려는 어부들이 건전지를 수개씩 준비해두고 있다.

또한 지난 해 상어 피해를 당했던 이씨가 노란색 물갈퀴(오리발)를 착용한 덕분에 상어가 겁을 먹고 달아났다는 말이 돌면서 해녀 대부분이 오리발에 노란색을 칠하기도 했다.

태안해양경찰서는 어ㆍ패류 채취현장에 경비정을 배치, 순찰에 들어가는 한편 바다에서 상어를 만났을 때 대처요령을 담은 안내문 2,000여장을 제작해 잠수부와 해녀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해경은 ▦상어로부터 공격을 당한 장소에 절대 들어가지 말 것 ▦생리를 하거나 몸에 상처가 났을 때 물에 들어가지 말 것 ▦화려한 색깔의 잠수복을 입지 말 것 ▦2명 이상이 작업할 것 ▦상어 출몰 시 고함을 지르거나 자극적인 행동을 하지 말 것 등 대응요령을 밝혔다.

해경 관계자는 “잠수부와 해녀가 물속에 들어갈 때에는 미리 약속된 신호를 만들어 활용하고, 2인 이상 짝을 지어 작업을 해야 한다”며 “또한 긴 띠를 준비했다가 상어를 만나면 이를 풀어 상어보다 몸을 크게 위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태안=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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