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기업인이 황사를 막으려고 중국 고비사막 방사림(防沙林) 조성 사업에 전념하다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국로터리클럽 충북 청주시 3740지구 총재 안민동(61)씨. 청주의 향토기업인 국보제약을 경영하고 있는 안씨는 로터리클럽이 고비사막에 숲을 가꿔 모래바람을 막고 몽골 땅도 기름지게 하자는 취지에서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몽골을 푸르게(Keep Mongolia Green)’ 프로젝트의 핵심 멤버다.
그를 포함한 회원 100여명은 지난해 5월 첫 사업으로 몽골 남고비주 달란자드가드 시 외곽에 대규모 방사림을 조성했다. 안씨는 첫 성과에 만족할 겨를도 없이 곧 바로 2차 사업을 추진, 3개월 뒤인 8월 다른 지구 총재 7명과 함께 고비사막의 하르호름 지역을 답사하고 이곳에도 방풍림 조성이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안씨는 답사를 마치고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로 향하던 중 차 바퀴 파열로 둑 밑으로 추락하는 대형사고를 당했다. 목뼈가 부러지는 중상으로 전신마비가 왔다.
함께 탔던 다른 동료 한 명은 폐를 크게 다치는 등 탑승자 5명 모두 중경상을 입어 서울로 긴급 이송돼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현재 청주 집과 서울 세브란스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는 안씨는 손도 까딱할 수 없는 몸이지만 하르호름 지역의 방사림 사업이 이 사고 때문에 행여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 같다.
안씨는 1일 “며칠 후면 몽골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를 2차 사업이 시작된다”며 “황량한 모래밭이 푸른 숲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로터리클럽 하르호름 방사림 조성사업단 100여명은 4일부터 몽골 국무총리 등 현지 정부 관계자와 주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희망의 과실수' 5만 4,000그루 심기 운동에 들어간다. 사업단은 안씨의 헌신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자연석에 동판을 부착한 기념비를 방사림 부근에 세우기로 했다. 이 행사에는 안씨의 부인(59)이 안씨 대신 참석한다.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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