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우울증 환자들 대다수가 자신의 병이 우울증인 것을 알지 못해 발병 후 3~4년이 지나서야 병원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대 암병원 정신과 이민수 교수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전국에서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5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중 51.8%(297명)가 평균 3.39년 에 정신과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28.8%(165명)는 2개의 경유 기관을 거쳐 3.78년 만에 정신과를 방문했고, 12.9%(74명)은 3개의 경유 기관에 5.31년 만에 정신과를 찾는 등 다른 병원을 헤매다가 정신과를 찾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울증 환자들이 처음 자신의 증상을 우울증으로 인지한 경우는 0.5%에 불과했으며 22.9%가 수면 문제, 17.8%는 생산성 저하, 13.2%는 불안 등의 증상으로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우울증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한데다 ‘한국형 우울증’은 서구형과는 달리 내과 질환 등 신체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우울증 환자의 80%는 치유 가능하므로 환자와 가족 스스로 증상을 제대로 알고 이를 조기에 진단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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