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남편 살해 징역 5년

극심한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가장을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모녀에게 비교적 관대한 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형사2부(부장 이제호)는 27일 잠든 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 기소된 A(53ㆍ여)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어머니와 함께 시체를 도로변에 버린 혐의(사체유기)로 기소된 딸 B(27)씨에 대해서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잔인하게 살해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실형은 불가피하다”며 “그러나 A씨가 27년에 걸쳐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이 과정에서 딸이 이혼한 점, B씨는 어머니를 동정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고 당시 이성적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던 점 등을 참작해 이같이 판결한다”고 밝혔다.

A씨는 가정폭력에 시달려 오다 지난해 11월27일 오전 1시50분께 자신의 집 거실에서 잠자고 있던 남편(60)을 살해한 뒤 딸과 함께 시체를 집 근처 도로변에 버린 혐의로 구속돼 징역 15년을, 딸 B씨는 징역 1년을 구형 받았다.

한편 창원지법은 12일 10여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려 오다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임모(39ㆍ여)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반면 천안지법은 지난달 17일 가장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한모(46) 유모(23)씨 모녀에게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4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전주=최수학 기자 shchoi@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