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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구속/ 현대차 경영공백 점차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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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구속/ 현대차 경영공백 점차 현실화

입력
2006.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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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이 구속되면서 현대ㆍ기아차그룹의 해외사업 차질이 갈수록 심각해질 전망이다.

기아차는 28일 동남아 현지 공장 설립 계획을 백지화했다.

기아차는 이 지역 국가 중 한 곳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회사 사업을 지휘할 수 없게 된 만큼 당분간 대규모 투자사업이 '올스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무기연기된 기아차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과 현대차의 체코 공장 착공식, 현대제철의 충남 당진 일관제철소 건설 등도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아차가 '어닝쇼크'(예상밖의 실적 부진) 수준의 1분기 실적을 발표해 분위기를 더욱 침울하게 하고 있다.

기아차는 이날 1분기에 매출액 4조3,859억원, 영업이익 322억원, 당기순이익 384억원의 저조한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322억원의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40.6%나 감소한 수치다.

특히 1분기 해외 현지판매 성장률이 미국 2.4%, 유럽 8.8%로 각각 6.6%와 68.6%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4월 해외 판매대수도 감소한 상황이라 2분기 이후의 글로벌 영업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반면 경쟁사인 일본 자동차들은 미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2004 회계연도(2004년 4~2005년 3월)에 혼다, 닛산, 도요타가 영업이익의 75%, 60%, 43%를 미국에서 벌어들이는 등 현지화에 성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요타는 특히 미국시장에서의 강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14조8,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영공백과 원화 강세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도요타 추격은 사실상 물건너간 셈"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오후 8시50분께 정 회장의 구속이 최종 결정되자 서울 양재동 그룹 본사는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여기저기서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탄식이 흘러나왔고 일부 여직원들은 눈물을 떨구며 흐느끼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줬으면 했는데 결국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라고 말했다.

한 직원은 "결국 현대차그룹이 표적수사의 희생양이 된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동진 현대차 총괄부회장, 이전갑 기획총괄부회장 등 핵심 임원들은 정 회장의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긴급 회의를 열어 향후 경영에 미칠 타격을 최소화하기위한 방안을 협의했다.

또 정 회장의 구속기간, 정의선 기아차 사장과 그룹부회장단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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