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말 대령 진급 후 모 사관학교로 발령난 배모씨는 평소 부하 장교들에게 권위적이고 모욕적인 언행을 해 반발을 샀다. 배씨는 2003년 5월 자신의 주차 구역에 차를 세웠다는 이유로 이모 대위에게 “개념이 없는 ⅩⅩ” “너 같은 놈은 부적격 처리해야 돼” 등의 발언을 했다 육군본부로 전출됐다.
하지만 배씨의 언어 폭력은 계속됐다. 배씨는 부하 직원들이 작성해온 보고서의 형식상 문제를 지적하며 7,8회씩 수정을 요구했고 질문에 조금이라도 머뭇거리면 심하게 질책했다. 배씨는 “머리가 나쁘면 성실하기라도 해라” “40세가 넘도록 그런 것도 모르냐” 등 폭언을 일삼았다.
배씨 부하직원들은 질책과 모욕에 못 견뎌 사무실 등에서 울기도 했으며 타부대로 전출을 요구하거나 명예퇴직을 고려할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한 부하직원은 스트레스성 소화불량으로 입원치료까지 받았다.
수 차례 주의에도 불구하고 배씨의 행동에 변화가 없자 군은 2004년 9월 배씨를 전역시켰다. 배씨는 “상명하복의 원칙이 엄격하게 적용돼야 하는 군 조직 특성상 다소 지나친 언사라 하더라도 언어폭력이라고 할 수 없다”며 처분취소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안철상)는 “군대 내 언어 폭력은 반드시 근절해야 할 악습으로 이로 인해 자살과 총기난동 등의 심각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전역 처분은 지나치지 않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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