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아들을 방치해 영양실조와 탈수로 숨지게 한 비정한 어머니가 검거됐다.
김모(37ㆍ여)씨는 2000년 이혼한 뒤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반지하방을 얻어 아들 장모(9)군과 함께 전 남편이 매달 보내주는 20만~50만원의 육아비로 근근히 생활했다. 하지만 2004년 5월말부터 아들은 별다른 이유없이 시름시름 앓으면서 밥만 먹으면 구토와 설사를 되풀이했다.
김씨는 아들이 뼈만 앙상하게 남을 정도로 아팠지만 병원에 데려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결국 아들은 앓은 지 6개월만인 같은 해 10월 11일 숨졌다.
경찰은 당시 사인 미상의 변사로 처리하고 장군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넘겼다. 그런데 5개월 뒤 국과수에서 사인을 영양실조와 탈수로 보내왔다.
경찰은 김씨가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숨지게 한 것으로 판단, 곧바로 신병확보에 나섰지만 이미 김씨는 도주한 뒤였다. 경찰은 탐문조사와 휴대폰 위치추적에 나섰고, 최근 휴대폰 신호를 포착해 김씨를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들이 그렇게 아픈데도 돈이 없다는 이유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며 “김씨도 처음에도 할만큼 했다고 말했다가 지금은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26일 김씨를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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