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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선처 탄원서 낸 이영섭 협력회 회장/ "母회사 흔들리면 협력업체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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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선처 탄원서 낸 이영섭 협력회 회장/ "母회사 흔들리면 협력업체 무너져"

입력
2006.04.2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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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무수한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은 모 회사가 흔들리면 하청 업체들은 전부 죽는다는 사실입니다.”

현대ㆍ기아차그룹 협력업체들을 대표해 대검에 탄원서를 제출한 현대ㆍ기아차 협력회의 이영섭(65) 회장은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전 소재 부품업체인 ㈜진합을 경영하면서 볼트와 브레이크 관련 부품 등을 현대차와 기아차에 납품하고 있는 이 회장은 “현대차그룹 수사로 인해 협력업체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모두들 검찰이 이 같은 사정을 잘 살펴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현재 기아차와 함께 미국 조지아주에 진출하기로 한 업체는 12개, 현대차와 함께 체코에 진출하기로 한 업체도 12개에 달한다. 이들 업체는 현대ㆍ기아차의 의사결정에 따라 현지 공장 건설이나 증설 등 계획을 확정해야 하는데 이번 사태로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와 함께 체코에 진출하기로 한 부산의 S사는 1억 달러의 은행 대출을 받기로 했다가 보류, 신뢰도 등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그는 “일체의 권유가 없었는데도 불과 나흘 만에 5만명이 탄원서에 서명을 했다”라며 “이는 지금 협력업체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얼마나 큰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는 “불과 4년전만 해도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였던 GM이 순식간에 몰락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자동차 업계는 정글에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지금 당장의 피해도 크지만 세계 시장에서 신뢰도가 훼손될 경우 국내 자동차 업계도 GM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30여년간 자동차 부품업에 종사하면서 외환위기, 대우사태, 기아사태 등 산전수전 다 겪었고 아시아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하다 위기를 겪기도 했다”며 “대우와 기아 등이 무너질 때마다 협력업체들도 따라 무너졌다는 사실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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