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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둑한 배짱샷 '여제'무릎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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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둑한 배짱샷 '여제'무릎꿇다

입력
2006.04.2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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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PGA투어 2년차 임성아(22ㆍ농협 한삼인)가 13년차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울렸다.

임성아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스톡브릿지의 이글스랜딩골프장(파72ㆍ6,394)에서 열린 LPGA투어 플로리다스내추럴챔피언십(총상금 14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3개로 이븐파 72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소렌스탐, 카리 웹(호주) 등 공동 2위 그룹을 2타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21만달러.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해 2년만에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임성아는 ‘준비된 챔피언’이다. 그러나 임성아가 이렇게 빨리 정상에 오를지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경기 직후 “너무 긴장해서 손이 다 떨렸다. 사람들이 소렌스탐을 꺾은 나를 기억해주길 바란다”는 우승 소감에서도 예상치 못한 우승에 대한 벅찬 감격이 배어있다.

임성아는 지난 2001년 세화여고 재학 시절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타이거풀스토토여자오픈을 제패해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았다. 또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김주미(22ㆍ하이트) 등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국가대표 에이스 출신이다.

임성아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프로테스트 면제혜택을 받아 2003년 프로에 뛰어 들었지만 프로의 냉정한 세계를 맛봐야했다. 그해 XCANVAS여자오픈 공동 4위가 최고 성적이었을 뿐 세화여고 동창인 김주미는 상금왕, 다승왕, 신인왕을 휩쓸었고, 동갑내기 안시현(22)은 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 우승으로 신데렐라가 되는 희비를 실감해야했다.

임성아는 더 큰 무대를 찾아 2004년부터 미국 LPGA 2부투어에서 뛰었고 지난해 1부투어에 데뷔했다. 임성아는 데뷔 첫해부터 제이미파오웬스코닝클래식 공동 3위 등 톱10에 네 차례 입상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MU스포츠와 계약했던 임성아는 계약이 만료되면서 올해 농협 홍삼 ‘한삼인’의 든든한 후원사를 만나 투어생활에 한층 자신감을 갖게 됐다. 농협은 임성아의 상품성을 높이 평가, 지난 2월 1년간 1억5,000만원에 후원계약을 체결했다.

시즌 개막전인 SBS오픈에서는 친구인 김주미와 우승을 다투다 8위에 그쳐 속상해하기도 했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고 마침내 꿈은 이뤄졌다. 163㎝, 60㎏의 당당한 체격에서 뿜어나오는 평균 260야드에 달하는 드라이버샷이 일품이다.

■ 17번홀 소렌스탐 실수연발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그것도 '역전불허'의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의 맞대결 승리여서 기쁨을 더했다.

임성아는 3라운드를 소렌스탐에 1타 뒤진 2위로 끝낸 뒤 최종라운드에서 맞대결 승부를 펼쳤다. 비록 1타차였지만 상대가 LPGA투어 통산 67승을 거둔 '승부사' 스렌스탐이었기에 뒤집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임성아는 3라운드를 마친 뒤 "소렌스탐이 나보다 훌륭하지만 두렵지않다. 내 방식대로 플레이하겠다"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천하의 소렌스탐과 경기에 들어가자 LPGA투어 2년차의 플레이에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초반 2, 3번홀에서 연속보기로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임성아는 자신감을 잃지 않고 정신을 집중시켜 이후 버디 3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는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첫 승에 입맞췄다.

임성아의 패기에 위축된 백전노장 소렌스탐은 16번홀까지 버디 3개를 잡아낸 반면 보기 5개로 흔들렸다. 특히 임성아와 공동선두로 이날 승부처였던 17번홀(파4)에서 소렌스탐은 티샷을 OB구역으로 날려보낸데 이어 1.5m 보기퍼트 마저 놓쳐 자멸했다. 소렌스탐은 이날 3오버파를 기록하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임성아의 우승으로 올 시즌 한국선수들은 7개 대회에서 3승을 합작, '그린한류' 돌풍을 이어갔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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