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명품기업들 '교황 마케팅' 열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명품기업들 '교황 마케팅' 열심

입력
2006.04.27 19:44
0 0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해 4월 즉위 미사 때 산뜻한 빨간 색 구두를 신었다. 이탈리아 언론은 그 구두가 명품 회사 프라다의 최신 모델이라며 ‘프라다 교황’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교황청은 그러나 “교황청 구두제작소에서 만든 것”이라며 프라다 제품이 아니라고 부인해 한 동안 프라다 공방이 벌어졌다. 프라다는 “우리는 모르는 일”이라고 확인을 거부하면서 진위 논란을 즐겼고, 프라다 제품은 ‘교황 구두’로 불리면서 불티나게 팔렸다.

26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가 최신 명품을 즐겨 쓰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들이 교황을 활용한 갖가지 광고 전략을 쏟아내고 있다. 광고 모델로서 교황의 가치는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스포츠, 연예 스타에게는 모델료 수 천만 달러를 줘야 하지만 교황은 모델료 없이도 10억 명 이상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게다가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낡은 구두를 신고 수 십년 전 받은 자동차를 타고 다닌 반면 베네딕토 16세는 최신 명품 애용가로 알려져 기업에게는 더 없는 기회다.

대부분 기업들은 하지만‘숭고함의 상징’인 교황을 장사에 활용한다는 비난을 걱정해 ‘조용히 알리기’ 전략을 쓰고 있다. 교황청 인맥을 통해 최신 제품을 선물한 다음 교황의 낙점을 기다리는 식이다. 교황이 자사 제품을 쓰더라도 드러내놓고 선전하지는 않는다.

이탈리아 신발 제조 회사 제옥스 설립자 마리오 모레티 폴레가토는 친구인 호아킨 나바로 발스 교황청 대변인을 통해 발 냄새 안 나는 신발을 선물했다.

교황은 야외 미사 후 신자들을 접견하는 동안 이 신발을 신었지만 제옥스는 이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 회사 대변인은 “교황이 신었다는 것만으로 성능이 입증된 셈이고 소문도 충분히 났다”고 말했다. 미국 부시넬퍼포먼스옵틱사 역시 교황이 자사의 최신 세링게티 선글라스를 했지만 홍보하지 않았다.

반면 교황 활용하기에 적극적인 기업도 있다. 애플사는 바티칸 라디오 직원들이 교황의 75번째 생일 선물로 아이 팟 나노 최신 모델을 주문하면서 ‘베네딕토 교황님께’라는 문구를 새겨달라고 하자 재빨리‘교황도 아이 팟 나노를 갖고 있다’고 홈페이지에 자랑했다.

독일 자동차 회사 벤츠와 BMW는 교황이 독일 출신이라는 점에 착안, 교황이 타는 전용 방탄차를 자사 제품으로 납품하기 위해 불꽃 튀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