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계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관투자가 간담회를 갖고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중국의 생산’과 ‘미국의 소비’가 지나치게 과열돼 올해부터 흔들리기 시작할 것”이라며 “세계 경제 성장률도 1분기 5%를 꼭지점으로 연말께 3%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티븐 로치는 “중국의 산업생산이 지난 4년간 급성장했고 미국 소비도 국내총생산(GDP)의 71%에 달할 정도로 과열돼 있다”며 “특히 임금 소득 정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 버블에 의존해 지탱해 온 미국 소비는 부동산 가격이 곧 정점을 찍고 둔화할 것으로 예상돼 매우 불안하다”고 밝혔다.
반면 그동안 과도하게 수출과 투자에 의존해 온 중국은 다행히 최근 정부가 내수 진작에 나설 것을 천명했으나, 항상 현재의 저축액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중국인들의 심리를 고려하면 이러한 노력이 쉽게 결과를 맺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세계의 생산과 소비가 특정 국가에 치우쳐 있는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며 “올해부터 이를 위한 ‘세계 경제 재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 기간 동안 세계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주식시장도 조정을 받을 것이며, 중국 수요 하락에 따라 원유 등 원자재 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이 같은 재조정이 단기간에 일어날 경우 중국과 미국의 성장이 급격히 둔화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로치는 이에 따라 한국 정부에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소비를 장려하는 정책을 펴야 하며, 달러 약세에 대비해 지나치게 높은 외환 보유고를 적절히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율은 연말까지 엔ㆍ달러 환율이 105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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