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집니다.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남을 배려해야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대학 재학 중 미국으로 유학, 박사 학위를 두 개나 딴 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차세대 리더 육성을 위한 동암문화연구소를 세워 현재 이사장으로 있는 전혜성(77) 박사. 스스로도 큰 성취를 이뤘지만 그는 자식 농사를 잘 지은 것으로 더 유명하다.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 사람으로 키운다’는 자녀교육법 책을 내고 최근 일시 귀국한 전씨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사람을 섬기도록 키워야 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큰아들 고경주씨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건후생성장관을 지냈고, 셋째아들 홍주씨는 클린턴 정부 당시 인권차관보에 발탁됐다. 두 아들을 포함해 6남매 모두 하버드대, 예일대를 졸업한 이 가족이 받은 박사 학위만 11개. 2004년 한인이민100주년준비위원회가 지난 100년간 미국에 가장 공헌한 한인 100인을 선정했을 때 전 박사는 남편 고 고광림 박사, 두 아들 경주, 홍주씨와 함께 포함됐다.
어떻게 하면 6남매나 그렇게 잘 키울 수 있었을까. 전씨는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할 필요는 없다. 나 스스로 단 한 번도 아이를 위해 희생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부모가 먼저 자기계발에 힘쓰고 자기 삶을 찾아 활동하면서 아이들이 그것을 보고 느끼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머니로서의 역할과 자신의 성취를 잘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러기 아빠’ 이야기가 나오자 전씨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진정한 교육은 부부가 함께 해야 하므로 공부를 핑계로 가족이 흩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6남매를 낳고 기른 그에게, 일과 육아 병행의 어려움 때문에 출산을 꺼리는 요즘 한국의 풍토도 달갑지 않다. 전씨는 “노년이 돼 후손이 없으면 얼마나 쓸쓸한 지 모른다”며 “스스로의 의지와 남편 등 가족의 도움이 있다면 일과 육아는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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