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가수 활동으로 번 돈 전부를 150여명의 어린이들을 돕는데 쓰고, 죽기 직전 안구까지 기증한 가수 총페이(叢飛)가 중국인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신징바오(新京報) 등 중국 언론은 20일 총페이가 암 투병 중이던 선전인민병원에서 37살의 젊은 나이로 숨졌다고 전하면서 그의 생전의 업적을 기리는 보도를 대대적으로 쏟아냈다.
총페이는 10년간 가수로 활동하면서 번 300만 위안(한화 약 3억9,000만원)으로 돈이 없어 배우지 못하거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도왔다. 돈을 버는 대로 기부한 총페이는 인기 연예인답지 않게 보통사람 이상 검소한 생활을 해야 했다.
하지만 총페이는 2005년 4월 위암 판정을 받는다. 총페이의 선행을 안 선전인민병원은 그를 치료하기 위해 유명 전문의를 초청하는 등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한때 병세가 호전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 2월 병세가 다시 악화돼 총페이는 지난달부터 식사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그는 이달 초 치료는 받지 않고 진통제만을 투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때 총페이는 “국가와 사회, 의사들은 나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다. 이제는 더 이상 나에게 돈을 쓰지 말고 그 돈으로 다른 사람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언 같은 이 말을 남긴 그는 사후에 자신의 안구도 기증하기로 결심, 관련 기관을 수소문했다. 총페이의 아버지도 자식의 뜻을 꺾지 못하고 19일 안구기증서에 사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언론들은 선전청소년기금회가 ‘총페이 장학재단’을 설립, 총페이의 뜻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랴오닝(遼寧)성의 농촌에서 태어나 가난 때문에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총페이가 병마와 싸우는 동안 낳은 5살, 1살짜리 딸 둘만을 남기고 저 세상으로 갔다며 그를 추모하는 수많은 댓글을 올리고 있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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